이준석-양향자 신당부터 합쳤다...'제3지대 빅텐트' 전쟁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과 양향자 대표가 이끄는 '한국의희망'이 올해 총선을 앞두고 만들어진 신당 세력 중 가장 먼저 합당을 선언했다. 제3지대 합종연횡이 본격화할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제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의 합당 여부에 쏠린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국의희망과 합당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 합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개혁신당 내부에서 창당의 취지와 정무적 논의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게 아니냐는 토의가 있었다"며 "의아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빅텐트를 이야기하면서도 각자 개별적 창당 분위기에 너무 주력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우려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추가 합당을 조급하게 진행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로 일컬어지는 주요 신당 세력은 크게 5개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전 국무총리)가 중심이 된 새로운미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 민주당 탈당 세력이 주축이 된 미래대연합, 양향자 전 민주당 의원이 주도하는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과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가 공동대표로 있는 새로운선택 등이다.
새로운선택은 일찌감치 한국의희망과 연대를 모색했었다. 그러나 새로운선택은 이번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의 합당에 함께 하지 않았다. 금태섭 공동대표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이 먼저 비전·가치에 동의해 합당한 것은 축하할 일"이라며 "새로운선택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대를 계속 논의해 나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의 통합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석현 새로운미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에서 "미래대연합과 의미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2월 초 하나의 당 창당 목표로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27일 광주시당 창당대회부터는 가급적 함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지난 2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번 주 안에 (새로운미래와 합당에 대해) 결론을 내야되지 않을까"라며 "양쪽에 신당이 2개가 생긴 다음, 해당 2개 당 역시 합당할지 데드라인은 2월 하순이나 3월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텐트'를 먼저 만든 다음 '빅텐트'로 간다는 구상으로 읽혔다.
정치권의 관심은 이준석 대표와 이낙연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세력들이 합쳐질 수 있는지 여부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에 "지금 상황에서 두 세력이 선거 연대는 할 수 있어도 화학적 결합까지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당내 주도권 문제를 풀어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도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합당 발표에서 이준석 대표가 줄곧 가치와 비전을 강조했다. 이는 곧 무리한 통합은 하지 않겠다, 선거연합 정당은 급조하지 않겠다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며 "이 대표가 이낙연 전 총리에게 계양을 출마하라든가 등 어려운 요구도 하고 있는데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내부적인 주도권 다툼의 문제가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가 제3지대 성공을 위해 주도권 경쟁에서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놓고 양보할 순 있어도 이 전 총리를 믿고 주변에 모인 인물들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예를 들어 각 세력의 어느 인물을 어디에 공천할지 등 실질적인 문제를 두고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양당 독점 구도를 깨고 제3지대 성공이라는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 결국 '빅텐트'가 결성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의 정치 구도를 바꿔보자는 데에는 신당 창당 세력 모두가 동의하고 그러려면 결국 이번 총선에서 다수석을 확보해야 한다"며 "각 정당마다 우호 세력이 많은 지역이 다 다르고 현역 의원 보유 숫자도 다 다르다. 시너지를 내려면 제3 정당들이 합당하는 게 현실적인 결론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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