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조사관 선발 시작 퇴직경찰관 "나도 한번?"…건당 20만원엔 '글쎄'

송상현 기자 2024. 1.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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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부터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투입되면서 퇴직 경찰관들이 '재취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기존 교사들이 담당하던 학교폭력 사안 조사의 전반을 총괄한다.

서울의 한 학교전담경찰관(SPO)은 "현재 전담조사관 제도의 운용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이 없는 상태"라며 "학교폭력 업무에서 교사들이 손을 떼더라도 일차적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교사인 만큼 협조체계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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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보안업체서 '인생 2막' 시작 대부분…새 선택지에 반색
한 달에 많아야 100만원 수입…"유인 크지 않아"
은평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SPO) (은평경찰서 제공)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전담조사관이 투입되면서 퇴직 경찰관들이 '재취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경비·보안업체 외에는 '인생 2막'을 시작할 곳이 마땅치 않은 퇴직 경찰관 입장에서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하지만 급여 체계가 1건당 20만~40만원 수준으로 높지 않고 역할이나 권한 등이 명확하지 않아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학교폭력 사안 조사를 담당하는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선발이 각 시도 교육청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기존 교사들이 담당하던 학교폭력 사안 조사의 전반을 총괄한다. 시도 교육청별로 20여명에서 500여명 안팎으로 모집해 새 학기가 개학하는 3월부터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학교폭력 업무 또는 수사 경력이 있는 퇴직 경찰이나 퇴직 교원, 청소년 전문가 등이다.

현장을 떠난 퇴직 경찰관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퇴직 경관 모임인 경우회 관계자는 "재직 시절의 치안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고 학교폭력 해결이라는 공익적 의미도 담겨 있어서 긍정적"이라며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퇴직 후 경비·보안업체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만큼 경찰 내부적으론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처우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조사관은 1년간 위촉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학교폭력 조사 1건당 20만~40만원을 받게 된다. 급여체계는 시도교육청마다 다르지만, 강원도의 경우 사건의 연루된 학생이 1~3명의 경우엔 21만원, 10명이 넘을 경우엔 36만원을 수령하는 식이다.

교육부는 조사관 1명당 한 달에 2~3건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모집 규모를 2700여명으로 잡았다. 연간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6만건 내외다.

산술적으로는 조사관 1명당 연간 약 22건, 한 달에 1.8건을 조사하게 된다. 학생수가 많은 지역을 제외하면 한달 수입이 100만원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무량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관은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목격자 등을 조사하고 증거 수집은 물론 보호자 면담, 보고서 작성, 학교장 보고 등 학교폭력 사안 조사 전체 업무를 담당한다.

또한 학교폭력 사례 회의에 참석해 결과를 보고하고, 필요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도 참석해야 한다. 학교폭력전담경찰관(SPO)과의 정보 공유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과 연관된 많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시간이 얼마나 투입될지 모르는데 건당 20만원 정도를 받는 구조로는 유인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사관의 역할이나 권한, 협조체계 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서울의 한 학교전담경찰관(SPO)은 "현재 전담조사관 제도의 운용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 등이 없는 상태"라며 "학교폭력 업무에서 교사들이 손을 떼더라도 일차적으로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교사인 만큼 협조체계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song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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