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허탕여행/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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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여행은 임원항 회 한 접시만으로도 먼길 찾은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소박한 태백 시내로 들어가 커피를 한 잔 산 다음 정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이나 들어가 창령사 터에 닿았다.
볼 때마다 괜히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국립춘천박물관 오백나한의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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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여행은 임원항 회 한 접시만으로도 먼길 찾은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돌아오는 길은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 대신 도계를 거쳐 태백산맥을 넘는 38번 국도를 타기로 했다. 소박한 태백 시내로 들어가 커피를 한 잔 산 다음 정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정암사 적멸보궁엔 부처님 대신 연화좌만 놓여 있다. 산 위엔 수마노탑이 있다. 탑이란 진신사리를 모셨든, 말씀을 담은 법사리를 모셨든 부처의 무덤이다. 그런데 1월의 태백산은 꽁꽁 얼어붙었다. 산에 오르지 못하고 눈과 얼음 구경만 했다.
영월을 지나간다. 단종이 최후를 맞은 관풍헌과 그의 무덤인 장릉이 차창 밖으로 스친다.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이나 들어가 창령사 터에 닿았다. 볼 때마다 괜히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국립춘천박물관 오백나한의 고향이다. 나한의 표정만큼이나 소박한 산골 작은 절이다. 가는 곳마다 알짜 없는 허탕여행이었지만 왜 이렇게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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