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취소" 청약 당첨자 날벼락…시공권 포기하는 건설사

배규민 기자 2024. 1.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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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자금조달 경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 스스로 시공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업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조짐만 보였다면 올해는 직접 확인하고 있다"면서 "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막혀 사업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특히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등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에 사업장을 가진 중견·중소건설사의 고민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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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시장 침체, 자금조달 경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사 스스로 시공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특히 인천, 울산 등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곳이 주된 대상지다. 지난해가 건설 경기 악화 예고편이었다면 올해는 어려움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견 A건설사는 울산시 소재 정비사업 시공권 포기를 검토 중이다. 울산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아 설령 착공 이후 분양하더라도 미분양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으로 함께 참여한 건설사에 대해서도 문의를 해둔 상태다.

중견 B 건설사는 올해 경기도에 사전청약을 받은 단지에 대해 본 청약을 진행해야 하는데 인허가가 계속해서 늦어져 걱정이 크다. 입지가 나쁘지 않아 아직 사업 포기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늦어질 경우 인천과 같은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은 최근 인천 서구 가정2지구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시 서구청에 신청했던 건축심의를 취하하고 사전청약 당첨자에게도 사전공급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 때문에 당첨자는 한국부동산원 당첨자 명단에서 삭제되며 청약홈 계좌가 부활하는 등 이후 절차가 진행된다.

심우건설이 사업 중단을 결정한 배경은 인허가 지연과 함께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308가구로 공급될 예정이던 해당 아파트는 2022년 4월 278가구를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접수했다. 지난해 3월에는 본청약을 진행한 뒤 2025년 11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인허가가 계속해서 늦어졌다. 본 청약을 기다리던 사람 중에 계약을 포기하는 당첨자들이 나오고 시장도 침체하면서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공권 포기나 사업 중단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 건설업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조짐만 보였다면 올해는 직접 확인하고 있다"면서 "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는 막혀 사업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건설사마다 이런 단지가 한 두 곳이 아니다"라면서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 등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에 사업장을 가진 중견·중소건설사의 고민이 크다. 분양 시장이 좋지 않으면 어렵게 공사를 하더라도 미분양 가능성이 높고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공사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직방이 지역별로 지난해 청약자 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는 27만1562건의 통장이 접수돼 전년(7만3081건) 대비 271.6%(19만8481건)나 늘었지만 경상남도(-97.4%), 경상북도(-91.7%), 인천시(-51.6%) 순으로 전년 대비 청약 건수가 급감했다.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가 넘는 대구는 신규 공급 자체가 사실상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한 해 동안 접수된 통장이 10건에 불과하다.

건설업 침체로 지난해부터 인허가와 착공 물량은 급감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인허가 규모는 아파트가 25만1089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3.8% 줄었으며 비아파트는 4만3382가구로 50.6% 줄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8.3%, 지방이 41.8% 각각 감소했다. 전체 주택 착공은 17만378가구로 전년 대비 52.4% 감소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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