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50% 폭락 가능" "증시선 8000조 원 증발"... 중국 경제, 끝없는 추락

조아름 2024. 1. 25.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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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심리 위축,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등 동시다발적 악재에 중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급 '거래절벽'에 짓눌린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이 50%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고, 현 경제 상황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증시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아닌다 미트라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개혁 패키지로 보완되지 않는 한, 현재 반등의 지속 가능성은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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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들 집값도 전년 대비 최대 14% '뚝'
인민은행 "내달 5일부터 186조 원 풀겠다"
370조 증안기금에도 시장 반응은 '시큰둥'
2022년 12월 중국 동부 장쑤성 화이안의 한 아파트 단지. 화이안=AFP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침체, 소비 심리 위축,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등 동시다발적 악재에 중국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급 '거래절벽'에 짓눌린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이 50% 폭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고, 현 경제 상황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증시 이탈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른다. 중국 당국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끝없는 중국 부동산 불황... "기이한 마케팅도"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불황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통계국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의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이른바 '1선 도시'에선 주택 가격이 1년 전보다 최대 14%나 낮아졌다. '매물 누적량 증가→가격 하락→거래량 급감'이라는 전형적 거래절벽 현상에 시장은 싸늘하게 식었다.

주택 매수세가 뚝 끊어지자 애타는 건설사들은 나름의 고육책을 짜내고 있다. 예컨대 작년 중국 동부 저장성의 한 주택 단지는 '집을 구입하면 10g짜리 골드바를 주겠다'는 약속을 내놨다. 또 중국 톈진의 한 부동산 업체의 경우, "집을 사고 아내를 공짜로 받으세요"란 말장난을 담은 영상 광고를 내보냈다가 약 4,200달러(560만 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 WSJ는 "기이한 마케팅 출현은 중국 부동산 불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중국 집값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당국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24일 중국 인민은행은 다음 달 5일부터 은행예금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86조 원)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규모 유동성 지원 등 공격적 부양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던 전문가들 지적을 따른 셈이다. 홍콩 부동산 에이전시 '센터라인 프로퍼티'의 류위안 연구원은 WSJ에 "중국 정부의 도움 없이는 신규 주택 가격이 현재보다 50%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7일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이 주가 지수가 표시된 모니터를 보고 있다. 푸양=AFP 연합뉴스

추락 증시에 370조 원 투입... 시장은 시큰둥

경기 침체 우려에 추락을 거듭하는 중국 증시도 앞날이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23일 당국이 2조 위안(약 372조 원) 규모의 대대적 증시 부양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화권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일단 반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시장에선 '약발이 지속되긴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5년 주가 폭락 때에도 중국 정부가 300조 원 이상의 증시 안정 기금을 동원했으나, 이듬해 주가는 재차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화권 증시에서 발을 빼는 투자자들을 유인할 호재도 마땅히 없는 터라, 단발성 자금 투입은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홍콩 주식 시장 가치는 코로나19 특수로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지금까지 6조 달러(약 8,000조 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최근 고점을 높이고 있는 미국 증시 시가총액이 중국 본토와 홍콩을 합친 것보다 38조 달러(약 5경800조 원)가량 더 많다는 집계까지 나왔다. 안정적인 경기 반등 없이는 낙폭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아닌다 미트라 BNY 멜론 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중국 당국의) 광범위한 개혁 패키지로 보완되지 않는 한, 현재 반등의 지속 가능성은 의심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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