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엔서 “中 탈북민 북송 중단” 첫 공론화, 끝까지 가야 한다
한국 정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을 향해 “탈북민을 포함한 해외 출신 이탈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길 권고한다”고 했다. 강제 송환 금지 원칙 등 국제 규범을 존중하고 난민법 제정을 검토하라는 권고도 덧붙였다. 외교적 화법으로 표현했지만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하라는 의미다. 우리 정부가 중국 대표가 참석한 유엔 회의장에서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을 요구하기는 처음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영국, 체코, 우루과이, 아프가니스탄 등이 탈북자 북송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영국은 ‘끝내라’(end), 체코는 ‘자제하라’(refrain)며 당사국인 한국보다도 직설적인 표현을 썼다.
탈북자는 굶주리다 못해 탈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북송되면 고문, 구금을 당하고 심하면 목숨을 잃는다. 중국서 붙잡혀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 증언을 들으면 몸서리가 쳐진다. 탈북민은 국제법상 명백한 난민이다. 그리고 중국은 난민 규약에 가입한 나라다. 그런데도 난민을 보호하지 않고 도리어 강제 북송한다. 북송된 사람들이 어떤 참혹한 운명에 처하는지 모를 리 없다. 중국 공산당이 본질적으로 인권을 가볍게 여긴다고 해도 자신들이 가입한 국제 규약을 보란 듯이 어기며 탈북 난민들을 죽이고 짓밟는 데 가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것은 유엔 회원국 자격을 의심케 하는 국가적 야만 행위다.
역대 한국 정부는 중국을 자극하면 탈북자의 한국행에 필요한 협조를 받을 수 없다며 이른바 ‘조용한 외교’를 펴왔다. 말이 외교이지 실제론 중국 눈치 보기였다. 중국이 이런 나라를 의식해 행동을 조심할 리 없다. 그러니 작년 10월 탈북자 500~600명 단체 북송이란 초유의 일을 벌였을 것이다. 정부가 이번에 유엔에서 중국에 ‘북송 중단’을 요구한 것은 시작일 뿐이다. 국제사회와 연대해 끝까지, 반드시, 엄중하게 요청해 탈북민을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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