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가 ‘1조7000억’ 기부한 삼영산업, 직원 140명 전원 해고한 이유
조재희 기자 2024. 1. 25. 03:01
경영 악화로 지난달부터 휴업
2020년부터 자본 ‘완전 잠식’
2020년부터 자본 ‘완전 잠식’
평생 모은 재산 1조7000억원을 장학 재단에 기부한 고(故) 이종환 삼영화학그룹 명예회장이 설립한 건축자재 업체 삼영산업이 종업원 140명 모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삼영산업은 지난해 9월 이 회장이 별세한 뒤 이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 상속을 포기하면서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맡아왔지만 경영 악화로 문을 닫게 됐다.
24일 삼영산업 등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지난 15일 자로 전문경영인인 한기문 대표를 제외한 전 임직원 140명에게 우편으로 경영 악화에 따른 해고를 통보했다. 회사는 겨울철 비수기를 맞아 지난달부터 휴업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1972년 설립한 삼영산업은 건설 경기 악화와 원자재, 가스 요금 인상으로 2019년 적자 전환한 데 이어 2020년부터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2020년 당시 회사는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장부가액 124억5300만원 규모 기계장치를 출연했고, 그해 당기 순손실이 151억5300만원 발생했다. 2022년 말 기준 자산은 201억원, 부채는 247억원이다. 삼영산업과 노조에 따르면 현재 체불된 임금은 없으나 직원들의 퇴직금 32억원은 지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기문 대표는 “외상매출금 등을 최대한 회수해 퇴직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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