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여파, 중고스마트폰 거래 전세계서 크게 늘어…“재고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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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장기화) 여파로 중고 스마트폰 거래가 전 세계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가파른 성장세인 중고폰 시장은 재고 확보라는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940만 대로 3억 대를 돌파했다. 재작년 2억8260만 대에서 9.5% 증가해 거의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고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는 지난해 신규 스마트폰 출하량이 3.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등 불투명한 거시경제 전망으로 값비싼 신규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 대신 중고폰으로의 쏠림 현상이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IDC는 세계 중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오는 2027년 4억3110만 대로 지난해를 기준삼아 연평균 8.8%씩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지난해 646억9500만 달러(약 86조 원) 규모에서 2027년 1096억6600만 달러(약 146조 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전망치는 IDC의 이전 관측보다는 다소 하향 조정된 것이다. 지난해 IDC는 중고 스마트폰 시장이 2021∼2026년 연평균 10.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고폰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성장세에 다소 제동이 걸린 것은 재고 부족 탓이다.

최근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40개월을 넘어가면서 중고폰 시장으로 흘러들어오는 재고가 모자란 실정이다. 앤서니 스카셀라 IDC 리서치매니저는 "10%에 가까운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중고폰 시장은 재고 부족 때문에 둔화 조짐을 보인다"면서 "재고 확보가 중고 판매업자들에게는 최대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통신비 부담을 배경으로 중고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익명의 중고폰 관련 기업을 인용해 국내 유통 물량이 지난 2017년 127만 대에서 2021년 550만 대로 연평균 44.3% 증가했다고 전했다.

KISDI 자체 추정 결과로도 국내 중고폰 시장은 2021년 682만 대, 2022년 708만 대, 지난해 6월 현재 387만 대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고폰 거래 안심 인증제 도입 등 제도적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