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포로 65명 태운 러 군용기 추락
우크라, 현지 매체 포로교환 수송기 공격 보도에 “사실 아냐”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 65명이 탑승한 러시아군 수송기가 24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서 추락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과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측은 해당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 일류신(IL)-76 수송기가 이날 오전 11시쯤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대인 러시아 벨고로드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형 비행기가 추락해 불덩이가 되는 영상이 퍼지고 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수송기가 포로 교환을 위해 벨고로드로 가고 있었으며, 수송기에는 우크라이나 포로 65명과 승무원 6명, 호위 인력 3명을 포함한 다른 9명이 탑승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바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러시아 측은 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원은 이날 열린 하원 본회의에서 “우크라이나는 자국 군인들이 탄 비행기를 격추했다”며 “인도주의적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 조종사들도 함께 사망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수송기는 서방이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패트리엇 또는 IRIS-T 대공 미사일 3발에 격추당했다고 전했다. 앞서 키이우포스트는 수송기 추락 보도가 나오기 직전 벨고로드 지역에 미사일 경보가 울려 주민들이 안전한 장소로 피신했으며 미사일 경보는 11시43분쯤 해제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인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도 애초 우크라이나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수송기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으나 이후 사실이 아니라며 보도를 정정했다.
우크라이나의 전쟁 포로 처리조정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과 시민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을 자제해주길 요청한다”면서 “적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별한 정보 작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동부 하르키우, 남동부 파블로흐라드 등에 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 9세 어린이를 포함한 18명이 사망하고 130명이 다쳤다.
러시아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현장에 조사팀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크렘린궁이 수송기 추락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혔으나 상세한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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