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 "두 형 49일 간격으로 사망...못생기고 가난해 가수 하지 말라더라" ('살림남2') [종합]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장구의 신' 박서진이 안타까운 가정사를 고백했다.
24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에는 트로트 가수 박서진이 새로운 살림남으로 합류했다.
이날 박서진은 "'살림남' 제의를 받았을 때 어땠냐"는 질문에 "솔직히 좀 망설여졌다. 일상 생활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게. 특히 내가 살고 있는 나만의 공간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게 싫었던 것 같다"고 했다.
무대 위와는 다른 차분하고 조용한 모습의 박서진. 그는 "부캐, 본캐가 있지 않나. 차분한 모습이 본캐다. 무대 위에서는 활발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무대 밖에서는 차분한 모습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INTP'라는 박서진은 "눈을 마주치고 얘기하는 것도 못 했다. 땅바닥만 보고 얘기했다. 한번씩 쳐다보는 것도 못했다"고 했다.
박서진이 성격이 변한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중학교 이전 시절과 이후 시절로 나뉘는 것 같다"며 "형들 두 명이 49일 간격으로 사망했다"고 털어놨다. 박서진은 "큰 형은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는데 잘못돼서, 작은 형은 만성신부전증이었는데 잘못돼서 사망했다"며 "엄마는 자궁암 3기 판정을 받고, 형들도 없으니까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끼니까 성격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아빠와 배를 타야 하는데 못 타서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다"며 "자연적으로 사회생활이 끊기게 되고, 관계 형성이 없어지다 보니까 더 어두워질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박서진은 "'돈을 벌어야 한다',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배를 탔던 것 같다. 배를 타면서도 꿈을 포기 하지 않았다"면서 "정말 슬펐던 기억이, 눈을 못 쳐다보는 것 때문에 활동하면서 선배님들한테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한 선배님이 조언을 해준다고 전화를 하셨다. 근데 '너처럼 못 생기고 집안이 가난하고 노래도 못하면 가수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시더라"며 "너무 서글프더라. 돈 없는 게, 못 생기게 태어난 것도 내 잘못도 아닌데 왜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 전화를 끊고 펑펑 울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박서진은 "그때 결심을 했다. '난 정말 가수로서 성공할거고, 외모도 반듯해 질 거고 반드시 잘 돼서 그 선배님 앞에 나타나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후 성공한 박서진의 집은 인천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였다. 정돈된 주방, 킹사이즈 베드가 자리한 침실에는 키보드가 있었다. 또한 화이트태닝 기계에 이어 전문 설비를 다 갖춘 녹음실과 헬스장 못지 않은 운동방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박서진은 배 기계음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잤다. 그는 "그 소리가 익숙해져서 잠이 온다"고 했지만, 결국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박서진은 동생에 전화를 걸었고, '엄마 배 일 갔다'는 동생의 말에 "내가 바닷가 못 나가게 하라고 하지 않았냐"고 화를 냈다.
박서진은 뱃일에 민감한 이유에 대해 "음반 발매 첫 콘서트 날에 엄마, 아빠 배에 구멍이 나서 배가 가라 앉았다. 두 분이서 자고 있는데"라며 "하마터면 두 분이 같은 날 돌아가실 뻔 했다. 배에서 사고로 손가락이 잘렸고, 또 다른 배 사고로 피부 이식 수술을 받으셨다. 또 아버지는 당뇨로 언제 쓰러질 지 모른다"고 했다. 박서진은 "'그러다 또 언제 이별할 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부모님을 기다리는 박서진. 그는 "배 나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 배 빨리 팔아버려야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 생명줄이다"고 했다. 어머니는 "나도 솔직히 배 타기 싫다"고 하자, 아버지는 "조금만 더 하자"고 했다.
아버지는 "아프다고 하니까 못하게 하지만 안 된다. 집에 있으면 더 아프다. 바다에 나오면 좀 덜 아프다. 마음적으로 덜 아프다"며 "몇 십 년을 아들 죽고 나서는 친구들이 술 먹자고 오라고 하는데 안 간다. 지금도 생각이 난다. 많이 울었다"며 먼저 떠난 두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버지는 "우리 서진이가 참 불쌍해서 미안하다. 내 역할을 서진이가 하고 있다"며 박서진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박서진의 본가는 3층 주택으로 박서진이 아버지를 위해 지었다고. 어머님은 "옛날에 우리가 비 새는 집에 살았다. 화장실도 10분 거리에 있었다"며 "돈 벌자마자 엄마 아빠 살라고 집을 지어주더라. 항상 고맙다"고 했다.
박서진은 "집에 대한 서러움이 많았다. 담이 다 무너지고 다 쓰러져가는 집이었다. 비가 새고 바퀴벌레가 나오고 재래식 화장실이었다"며 "그런 거에 너무 한이 맺혔다. 그래서 돈을 벌자마자 집을 지어드렸다"고 했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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