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약속대련? 윤석열·한동훈 둘 다 졌다…尹 병력 동원 실패"

"한쪽은 배짱 없고, 한쪽은 실탄 없어…이게 어떻게 약속대련인가"

4.10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충돌에 대해 "둘 다 진 게임"이라며 "지금은 오월동주(吳越同舟)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두 사람) 다 진 것"이라며 "총선도 지금 어려운 판인데 '여사님 총선'이 돼버릴 수가 있다. 지금 사람들의 가장 관심사는 결국은 지금 여사 문제(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로 넘어와 버렸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충돌을 다소 냉정하게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미세하게나마 한 위원장이 조금 그래도 이득을 얻었다. 왜냐하면 '버텨냈다'라는 걸 가져왔"기 때문이라며, 반면 윤 대통령은 "과거와 같은 병력 동원에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관련해 "지금 이 국면은 한쪽은 배짱이 없는 것이고, 한쪽은 실탄이 없는 것"이라며 "(한 위원장은)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당정 간의 수평적인 관계 그리고 대통령의 사과나 이런 것들을 요구할 수 있을 정도의 배짱은 부족하고, 또 대통령 입장으로 봤었을 때는 (한 위원장을) 쫓아내고 싶었지만 병력이 없다. 실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약간은 오월동주(吳越同舟)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오월동주'는 서로 적의를 품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게 된 경우나 서로 협력하여야 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김 의원은 또 일각에서 이번 충돌을 '약속대련'이라고 보는 데 대해 "누가 약속대련하면서 이렇게 진검승부를 하느냐"며 "약속대련은 약속대련을 통해서 얻어내는 게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약속대련을 하면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서 확실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한 위원장', 이런 걸 만들어줘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틀간의 소동을 통해서 결국은 우리 당이 가장 크게 졌다"며 "그런데 이게 어떻게 약속대련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의 90도 인사(폴더 인사)를 두고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무릎 꿇은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도 "둘이 참 인연이 깊지 않나. 그럼 당연히 만났었을 때는 그렇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게 맞다"며 "어찌 됐든 간에 비대위원장 자리를 이렇게 만들어준 사람이 대통령인데 그건 당연히 깍듯이 인사를 해야 되는 것이다. 그럼 거기서 고개 빳빳이 들었으면 이기는 건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