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에 초등 학력 수료 이근순씨…“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어 좋아”

김정훈 기자 2024. 1. 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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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문해교실 내달 졸업식

“못 배운 한을 이제야 풉니다.”

평생 무학으로 살아온 이근순씨(93·경남 거창·사진)는 최근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아 평생소원을 이뤘다.

24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도 교육청에서 열린 ‘2023년 경남 성인문해교실 심사위원회’에서 초등 학력 인정 대상자로 결정됐다.

이씨는 2021년부터 성인 교육자 9명과 함께 3년간 ‘거창군 성인문해교육 초등과정’에 참여했다. 이씨는 2021년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인 초등 1단계를, 이듬해는 3∼4학년 수준인 초등 2단계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 졸업 학력 인증 마지막 단계이자 5∼6학년 수준인 초등 3단계를 수료했다.

이씨는 이제 일기도 쓰고, 친구와 지인에게 편지도 보낸다. 그는 다음달 7일 졸업식을 앞두고 있다. 이씨는 “공부를 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동네 친구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이가 들어 선생님을 힘들게 한 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배울 수 있는 나는 운이 참 좋다”고 말했다.

최고령자인 이씨를 포함해 올해 경남지역에서 초등·중등 학력 인정을 받은 성인은 총 166명이다. 성인문해교실은 정해진 과정을 마치면 초등 혹은 중등 학력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경남도교육청은 2012년부터 도내 18개 기관에서 59개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65개 학급으로 확대한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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