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왕’ 창업주 삼영산업, 직원 집단해고 이유는?
[KBS 창원] [앵커]
'1조 원 기부왕'으로 알려진 고 이종환 회장의 김해 '삼영산업'이 최근 전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경영 악화가 이유인데요.
엄동설한에 직장을 잃게 된 노동자들은 회사가 경영 부실 책임을 떠넘긴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김해의 향토 기업인 삼영산업 본사 공장입니다.
직원들이 하나 둘 가방을 들고 공장 밖으로 나섭니다.
지난주 경영진의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로 회사를 떠나게 됐기 때문입니다.
[삼영산업 직원/음성변조 : "(짐 빼러 오신 거예요?) 네, 개인물건이요. 갑자기 이렇게 되니까, 이제. 사람이 뭐 할 말이 없는 거죠."]
1972년 시작해 반세기 넘게 자리 잡아 온 삼영산업, 안정적인 매출에 창업자인 고 이종환 회장은 '1조 원 기부왕'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경영악화로 전면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건설 경기 불황에 가스 등 원자잿값 인상이 겹쳐 경영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삼영산업은 현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60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 130명 전 직원에게 해고를 통보했습니다.
[한기문/삼영산업 대표·전문경영인 : "저희가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요. 일단 퇴직금 확보를 위해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죠."]
노동자들은 창업주의 무리한 기부가 경영 악화의 원인이고, 회사의 경영 위기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긴다고 반발합니다.
2002년 이 전 회장이 세운 교육재단에 토지와 공장 등 회사 자산을 무리하게 기부해, 경영 부실을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실제 삼영은 150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해에도 120억 원대 기부를 했습니다.
지난해 이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자녀들조차 회사 지분 상속을 포기했습니다.
[서무현/삼영산업 노조위원장 :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황당한 상황입니다. 삼영산업의 경영진, 경영진의 부실 경영이 (문제가 되는) 그런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고요."]
삼영산업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예고하고 있고, 고용노동부와 김해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
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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