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심리 상담을 받았다고요?”…가짜 서류로 보조금 횡령

김현주 2024. 1. 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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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자신도 모르게 지속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아 왔다는 상담 기록이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한 심리 상담 기관이 정부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상습적으로 가짜 서류를 꾸민 사실을, KBS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60대 여성은 최근 사회 복지 관련 문의를 하기 위해 시청에 전화를 했다가 황당한 말을 들었습니다.

자신이 한 심리 상담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아 왔다는 겁니다.

2년 전 평소 알고 지내던 해당 기관의 대표에게 잠시 주민등록증을 건네준 게 화근이 됐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한 번도 (상담)해 본 적이 없어요. 우리는 정신도 마음도 건강한 사람인데 이런 사람을 그렇게 해놨다는 게 이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이다."]

해당 기관은 1년 동안 40여 차례 상담을 받은 것처럼 상담 일지를 허위로 만들어 정부와 지자체에서 백40여 만 원을 타냈습니다.

이처럼 가짜 서류에 이름이 오른 사람은 모두 4명으로, 해당 기관이 받은 보조금은 7백만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기관 측은 담당 직원의 잘못일뿐 추가 사례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심리 상담 기관 대표/음성변조 : "직원 2명을 뽑아 놓은 상태인데 그 직원의 급여를 줄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사례는 없습니다. 전혀…."]

익산시는 지난해 해당 기관에 2천만 원의 보조금을 주고 두 차례나 지도 점검을 벌였지만 부정 수급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익산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일지가 갖춰져 있으면 했다고 인정이 되죠. 상담 일지를 보고 우리가 피상담자한테 전화를 걸어서 '너 이러이러한 내용으로 상담한 게 맞냐'고 확인이 가능할 것 같으세요?"]

상담과 돌봄, 요양 등 지역 사회 서비스 투자 사업을 통해 정부 보조금을 받는 기관은 전국적으로는 5천여 곳입니다.

한 해 예산은 모두 2천6백억 원, 하지만 허술한 관리 감독으로 쌈짓돈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그래픽:전현정

김현주 기자 (thiswe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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