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부양 본격화하나
중 금융시장, 당국 조치에 환호
홍콩 항셍지수는 3% 이상 상승
향후 금리 인하로 이어질지 주목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 금융당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오는 2월5일부터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시장에 약 1조위안(약 188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5일부터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지준율은 10.5%에서 10.0%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준율은 은행이 예금 중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을 뜻한다. 중앙은행이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쌓아둬야 하는 현금이 줄어 시장 유동성이 증가한다.
중국 당국의 지준율 인하는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에 앞서 인민은행은 2022년 4월과 12월, 지난해 3월과 9월 지준율을 각기 0.25%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이번에는 지난해 9월보다 지준율 인하 폭이 두 배로 커졌다. 이번 지준율 조정에 따라 중국 금융권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선언 이후에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경기가 살아나지 못한 데다 물가까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중국 금융당국의 지준율과 정책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중국이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 동결해 금리 조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시장은 중국 금융당국의 조치에 환호했다. 지준율 인하 소식이 전해진 후 홍콩 항셍지수는 3% 이상 상승했다.
판 행장은 이날 “2024년에는 총량 측면에서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종합적으로 운용해 합리적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하고, 사회융자(은행 대출과 채권 발행 등 여신을 모두 더한 유동성 개념) 규모와 통화 공급량을 경제성장 및 물가 수준 예상 목표와 맞출 것”이라며 “속도 면에서는 신규 대출의 균형 있는 투입으로 신용 증가의 안정성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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