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반도체 이어... ‘K장수’가 뜨는 두 가지 이유

박상철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2024. 1. 2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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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학자 박상철의 노화혁명]
23일 오후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카페에서 소외계층 어르신을 위한 '귀(빠지게 기)쁜 날' 1월 생일잔치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른 뒤 촛불을 끄고 있다. 2024.1.23/뉴스1

우리나라 팝 가수들의 활약으로 K팝이라는 용어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K드라마, K푸드, K메디신, K반도체 등 문화와 산업 전반에 K접두어가 뜨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새롭게 드러내는 분야가 K롱지비티(longevity) 즉 한국인의 장수다.

장수는 유전, 영양, 사회제도, 문화, 환경 및 의료 복지 체계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표출되는 다중함수적 산물이다. 각국의 평균 수명을 연구한 영국 임페리얼 컬리지 런던의 공중보건학 교수 마히드 에자티 박사는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2030년이면 여성 91세, 남성 84세로, 세계 최고가 된다고 예측했다. 그 이유로 편리한 생활 환경과 의료보험 체계를 비롯한 사회적 조건이 우수하다고 꼽았다.

백세인을 대상으로 20년 동안의 변화를 조사해 본 결과에서도 수명의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이루어졌음이 나타났다. 백세인의 부양 가족과 주거 환경, 생활 습관과 활동 반경이 크게 달라지고 주관적인 삶의 질 만족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변화의 핵심에는 사회 안전망의 강화에 덧붙여 노인 복지 증진, 장기요양 확대, 장자 상속 폐지와 같은 제도적 개혁 등이 있다. 사회 부양으로의 개편으로 가족 부양이라는 전통 문화에 익숙해 온 노인들 삶의 질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었으나 현실은 그 반대였다.

이와 같은 장수 패턴의 변화는 증가 속도뿐 아니라 사회 개혁이 미치는 영향에서 유례가 없는 양상을 보여주면서, 의료와 복지 제도를 통한 K장수라는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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