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경주까지 37㎞’…경부고속도로 공포의 역주행

[앵커]

경부고속도로에서 택시가 무려 37킬로미터나 역주행하다가 경찰의 추적 끝에 멈췄습니다.

손님까지 태운 상태였는데 목적지 반대 방향으로 잘못 진입해서 역주행했다는 황당한 이유를 댔습니다.

최보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캄캄한 새벽 고속도로에서 경찰 순찰차가 차선을 바꿔가며 천천히 달립니다.

조수석 창문으로 경광봉을 흔들며 뒤따르던 차들을 서서히 멈추게 합니다.

그리고는 대형 화물차 2대로 도로를 아예 막아버립니다.

잠시 뒤 전방 터널에서 택시 한 대가 등장합니다.

맞은 편 차들과 나란히 달리는 역주행 차량입니다.

뒤따라온 경찰 순찰차가 막아서고 나서야 택시 기사가 차에서 내립니다.

대구에서 손님을 태운 택시는 경북 영천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방향이 다르다는 손님 말에 그대로 차를 되돌려 역주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리고 경주까지 37km를 달린 택시, 공포의 역주행은 22분간 이어졌습니다.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던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교통량이 많지 않아 사고는 없었습니다.

[김진섭/경위/경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 "제일 우선시했던 건 추가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특히 화물차 기사분들이 앞에서 경찰 협조에 잘 응해 주시고 잘 따라 주셔서 감사하고."]

역주행한 60대 택시 기사에게서 음주나 약물 투여 정황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역주행 택시를 붙잡는 데 도움을 준 화물차 운전자와 신고자 등 3명에게 감사장을 주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보규입니다.

영상편집:김상원/그래픽:김지현/영상제공:경북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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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규 기자 (bokgil@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