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선고 앞둔 정의당 이은주, 의석 지키려 ‘비례의원직 사퇴’
의원직 유지하며 30일 이후 확정 땐
비례대표 승계 불가능해 선제적 결정
의석 줄면 총선 ‘기호 3번’ 위태로워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비례대표직 승계를 위해서다.
이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난해 11월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국회의원 임기 종료(5월29일) 120일 전인 오는 30일 이후에는 비례대표 승계가 불가능하다. 즉 오는 30일 이후 이 의원이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을 받게 되면 이 의원의 비례대표직은 승계할 수 없다. 정의당 의석수는 6석에서 5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의원이 이 때문에 선제적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24일 통화에서 “이 의원이 내일(25일) 오전에 비상대책위원회와 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자신의 거취를 얘기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25일 오후에는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국회에 사직서를 내면 1호 안건으로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당 관계자는 “아직 재판이 남아있긴 하지만 (오는 30일) 그 뒤에 결정이 되면 혹시 당에 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본인이 사퇴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 정책실장 출신이다. 지난해 11월 서울고등법원 2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당 경선 전에 공사 노조원 77명으로부터 정치자금 312만원을 기부받은 혐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이 사건 최종심이 2월 이후에 나오게 되면 정의당은 비례의석 승계를 할 수 없고, 총선에선 5석으로 기호 순번을 받아야 한다.
제 3지대 정당들이 다수 출몰한 상황이라 국회의원 1석의 몸값이 더 높은 상태다. 정당 기호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는 3월22일 의석수 순서로 부여된다. 3지대 정당들이 뭉쳐서 6석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하면 정의당의 기호는 4번으로 밀릴 수 있다. 현재 제 3지대에는 총 4명의 현역 의원이 있다. 개혁신당과 이날 합당을 선언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미래대연합(가칭)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다. 이들도 역시 뭉친 상태가 아니라 현재 기준으로는 정의당이 여전히 기호 3번을 확보할 수 있다.
새로운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오는 30일 이내로 탈당할 계획이다. 비례대표는 탈당하게 되면 의원직을 잃게 되고, 정의당은 의원직을 승계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는 30일 이후에 탈당하게 되면 승계가 불가능해진다. 정의당 비례대표 다음 순번은 양경규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이자스민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2019년 11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한 뒤 정의당에 입당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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