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나토 가입 큰 산 넘었다…‘어깃장’ 놓던 튀르키예도 비준
스웨덴의 당근책이 효과
친러 헝가리 동의만 남아
튀르키예 의회가 23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비준안을 의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지 1년8개월 만이다. 이로써 스웨덴의 나토 가입 절차는 ‘친러’ 성향 헝가리의 동의를 얻는 것만 남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의회는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스웨덴 나토 가입 비준안을 찬성 287표, 반대 55표로 가결했다. 비준안은 수일 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서명을 거쳐 공식 발효된다.
오랜 기간 중립국을 표방했던 스웨덴과 핀란드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그해 5월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지난해 4월 나토에 합류했지만 문제는 스웨덴이었다. 나토에 가입하려면 기존 회원국 모두 자국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튀르키예와 헝가리는 의회 비준안 처리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튀르키예는 특히 자신들이 테러 단체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스웨덴이 옹호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나토 합류는 어렵다는 견해를 견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10월 의회 개회 시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하며 물꼬를 텄다. 스웨덴이 튀르키예의 유럽연합(EU) 가입을 돕겠다고 약속한 것이 효과를 봤다. 이후에도 튀르키예는 미국 F-16 전투기 구매 문제를 스웨덴 나토 가입과 엮으며 줄다리기를 해왔지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나토 회원국 가운데 가장 친러시아 성향을 띠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이날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나토 가입 문제를 논의하자며 그를 수도 부다페스트로 공식 초청했다. 오는 2월 중순 이후 개회하는 헝가리 의회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이 통과되면, 스웨덴은 32번째 나토 동맹국이 된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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