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 화천만한 데가 없죠”
‘온종일 돌봄’ 전국 첫 별도거점…학부모 문의 잇따라
맞벌이·한부모 가정 초등생 100명 저녁 7시까지 지도
“대학 등록금 전액 지급 등 각종 교육비 지원 사업에 이어 앞으로 초등학교 1~2학년생을 대상으로 온종일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하려 합니다.”
지난 22일 오전 강원 화천군 중앙로9길 38 화천커뮤니티센터.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5135㎡ 규모의 센터 내부에선 오는 2월27일 개관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와 시설 점검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1층 실내놀이터에서 각종 놀이시설을 살펴보고 있던 이명숙 화천군 교육복지과 인구정책담당은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곳이니 자녀가 있으면 고민하지 말고 이사 오세요”라고 말했다.
이곳 2~4층엔 돌봄교실과 창의교육실, 체육관을 비롯해 장난감대여소, 유아놀이시설, 글로벌교육실, 스터디카페 등이 설치돼 있고, 지하엔 공연장과 전시실이 마련돼 있다.
그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별도 거점시설을 만들어 지자체 주도로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무료 제공할 예정이어서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천군은 2019년부터 4년여간 225억6000여만원을 들여 화천초등학교 부지 내에 온종일 돌봄 서비스의 거점 역할을 할 교육 연구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를 건립했다. 또 센터장을 비롯해 원어민 교사 4명을 포함한 돌봄 교사 10명과 조리원·행정요원 등 17명의 운영인력도 선발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돌봄 대상은 맞벌이나 한부모, 다자녀 가정의 초등학교 1~2학년생 100명이다. 화천군이 70명, 화천교육지원청이 30명을 각각 선발한다. 돌봄 대상 학생들은 매주 월~금요일 오후 2시30분부터 7시까지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 외국어, 창의예술, 체육교육과 읽기, 독서·생활지도 등을 받게 된다.
화천군은 2025년까지 160억여원을 들여서 사내면 지역에도 커뮤니티센터를 추가로 건립해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화천군은 청소년 자녀를 둔 세대의 유출을 막기 위해 2019년부터 지역 출신 대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과 매월 최대 50만원의 월세(거주공간 지원금)를 지급하고 있다. 신청 시점에 부모가 3년 이상 화천에 거주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부모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등록금 100%를 지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화천군이 유일하다.
이처럼 파격적인 교육지원 사업을 추진해온 화천군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하기로 한 것은 지역소멸 우려 때문이다. 접경 지역에 위치한 화천군의 지난달 말 기준 인구는 2만3007명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 2만7000여명과 비교해 4000명가량 줄어든 수치다.
군부대 폐쇄·이전 등으로 인구가 크게 줄어들자 화천군은 7년 전부터 세워 교육과 돌봄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서 확대하는 등 이른바 ‘아이 기르기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감지되기 시작했다. 화천군의 2022년 합계출산율은 1.4명으로 전국 평균 0.77명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아 수도 2020년 123명에서 2022년 151명으로 30명가량 늘어났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지역 주민들이 도시 수준을 뛰어넘는 교육·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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