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현장] 태국 다시 ‘대마 규제’로…이유는?

정윤섭 2024. 1. 24.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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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특파원 현장, 오늘은 태국으로 가 봅니다.

알고 계시듯이 태국은 대마 합법 국가죠.

최근 태국 정부가 대마를 다시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방콕 정윤섭 특파원 연결합니다.

정 특파원, 길에서 당당히 대마를 사고 파는 나라, 쉽게 상상이 안 되는데 실제 현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태국이 대마를 합법화한 게 지난 2022년 6월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마약류 분류에서 대마를 제외한 건데요.

일단, 사람들,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대마 전문 상점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여행자들의 거리라고 하죠.

방콕 카오산거리를 취재해봤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대마잎 그림을 내건 대마 상점들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상점 안에 들어가 보면, 말린 대마잎을 종류별로 담아 파는 병들이 전시돼 있고요.

대마로 만든 각종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대마로 만든 과자, 심지어 대마 소주도 일반 마트에서 볼 수 있을 정돕니다.

[앵커]

그렇게 누구나 쉽게 대마를 접할 수 있다면, 그만큼 부작용도 적지 않겠죠?

[기자]

그렇죠.

대마 상점들, 호기심에라도 들어갔다가 쉽게 유혹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대마상점 직원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대마 상점 직원 :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흡입하면) 힘이 나고 기분을 좋게 하고, 또 하나는 (흡입하면) 힘이 빠지고 조용히 쉽 수 있습니다."]

진행자 말처럼,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7월엔 파타야에서 대마 성분이 들어간 차를 마신 외국인 관광객이 숨졌고요.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대마를 흡입한 10대 소년이 할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그 외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과자를 먹은 어린이들이 집단 입원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 이유로 태국 정부가 규제에 나서는 걸텐데, 구체적인 규제 방안이 나와 있나요?

[기자]

네, 일단 지난해 9월 세타 타위신 총리가 취임 직후 가진 인터뷰부터 보고 이어가겠습니다.

[세타 타위신/태국 총리/지난해 9월 블룸버그 인터뷰 : "마약 문제가 최근에 정말 심각해졌습니다. 오직 의료용 대마만 허용하게 될 겁니다. (향락용은 어떻게 됩니까?) 안됩니다."]

향락용은 안된다, 단호하게 말하고 있죠.

이달 초에 태국 정부의 규제 법안 초안이 나왔습니다.

향락 목적으로 대마를 흡입하면 최대 6만 밧, 우리 돈 약 225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 지고요.

대마 성분을 팔 경우 최대 징역 1년형에 10만 밧, 우리 돈 약 375만 원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이 초안은 현재 내각과 의회의 심사, 승인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앵커]

의료용이라면, 치료가 목적일 경우라는 건데, 대마 상점들에서 일일이 확인이 가능할까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태국 정부의 초안에는 의사의 처방전 같은 확인 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건데요.

최근 보건부 장관이 의사의 허가를 받도록 하겠단 입장을 내놨는데, 논의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앵커]

이런 규제 법안 추진, 태국 내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재작년 대마 합법화의 명분 중 하나가 돈을 벌 수 있다, 즉 경제적 이유였는데요.

2년도 안 돼서 대마 규제에 나선다고 하니, 대마 재배 농가들의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관광업계는 대마 합법화가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안 됐고, 오히려 부정적 인식을 심어줬다면서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대마 판매상들은 규제가 제대로 안 될 거다는 냉소적인 입장, 논의 과정을 봐야 한다, 이런 신중한 입장으로 갈렸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KEMIN AIMTHUA/통역:NICHIMON MEECHAROEN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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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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