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양향자 합당…제3지대 우측 먼저 ‘중텐트’
양측, 당명 ‘개혁신당’ 선언
‘한국의희망’은 슬로건으로
지도체제·통합 방식 ‘숙제’
이, 종편 유튜브 방송 나와
“유승민 모시고픈 마음 굴뚝”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이 24일 합당을 선언했다. 제3지대에서 처음 나타난 합당 사례다. 양당은 합당 후 당명을 개혁신당으로 하고, 한국의희망은 당 슬로건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신당이 한국의희망이고 한국의희망이 개혁신당”이라며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합당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사회여야 한다는 개혁신당의 비전은 저의 초심과 같다”고 합당 취지를 설명했다. 양 대표는 “한국의희망의 미래 비전은 과학기술이 국정 운영의 중심인 국가, 미래 과학기술 선도 국가, 첨단 과학기술 패권 국가”라며 “우리는 서로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오늘 합당으로 나아간 결정적 계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양 대표와) 과학기술과 관련해 정말 마음이 맞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 및 봉합이 정치권 의제를 잠식하자 정무적 대응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개혁신당은 정치학교 ‘서울콜로키움’ 등 한국의희망 플랫폼을 유지하기로 했고, 한국의희망은 개혁신당의 ‘온라인 공천 시스템’ 도입에 찬성했다. 공천 전략도 경기 용인·화성 등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K벨트’ 공천 등으로 일부 합의를 이뤘다. 두 당은 이날 첨단산업벨트 ‘K-네옴시티’ 건설,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 첨단산업 인재양성 계획인 ‘뉴히어로 프로젝트’ 도입 등 3대 미래 공약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다른 제3지대 세력과의 연대는 불투명하다. 양 대표는 “합당 조건으로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가치와 비전과 철학과 정책이 맞아야 한다. 그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가치에 동의한다면 어떤 세력에도 열려 있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공학적으로 이합집산, 합종연횡해서는 신뢰를 줄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0년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사례를 거론하면서 “보수 4개 세력이 연대했지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며 “얼마나 다양한 세력이 모이는가보다는 공통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측이 언급한 ‘중텐트’, 김종민 미래대연합 공동대표가 내놓은 ‘2말3초 데드라인’ 등 분석에 대해 “개혁 가치보다 용어가 나오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TV조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유승민 전 의원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계속 전해듣고 있다”며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고 말했다. 다음 연대 대상으로 유 전 의원을 지목한 셈이다. 이 대표는 “(유 전 의원은) 대권주자로서 작금의 보수가 무너지는 상황에 대해 굉장히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개혁신당에서의 역할도, 국민의힘에서의 역할도 지금 딱 짚이는 것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신당 입장에서도 유 (전) 의원이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당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당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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