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충돌’ 출구전략 찾지만 …한동훈 “김경율 사퇴? 들은 바 없다”
신년대담서 ‘명품백’ 설명 거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돌 사태 봉합에 들어간 뒤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갈등의 도화선을 해체하지 않은 임시 봉합인 만큼 완전한 재결합까지는 갈 길이 멀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대응과 김경율 비대위원 거취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24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내부 업무보고와 외빈 접견 등 일정을 소화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숭실대를 찾아 학생들과 간담회를 하며 민생 행보에 나섰다. 전날 화재 현장에서 공동행보를 하며 봉합 국면을 조성한 뒤 추후 정국 운용을 위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별도 만남을 위한 양측 조율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전날 재난 현장 공동행보를 통해 윤 대통령의 당 지도부 신뢰를 확인하고 ‘당은 당의 일을, 용산은 용산의 일을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봉합의 첫 단계가 이뤄졌다고 본다. 후속 단계로 두 사람이 민생과 현안 등을 두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자리도 필요하다고 판단해 형식과 시점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직접 대화하는 것과 옆에서 듣는 것은 다르지 않으냐”며 “만날 가능성이 큰데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정면충돌 양상을 빚은 갈등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응을 두고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리스크다. 한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제 생각을 충분히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몰카(불법촬영) 공작’이라는 인식을 대통령실과 공유하되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응”을 주문한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는 뜻이다.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의 공개적인 설명이나 유감 표명 여부가 여권 균열의 핵심 변수로 남게 된 셈이다.
확전 자제 속…‘명품백 사과론’ 김경율 거취가 뇌관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방송사와 신년대담 형식으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논란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더 이상 외면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비대위원의 거취 문제도 남은 불씨다. 대통령실은 이번 충돌 사태에서 한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공식화한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시스템 공천’에 반한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표면적 이유 아래에는 김 여사 공개 사과를 주장한 김 비대위원에 대한 불만이 깔렸다는 해석이 많다. 친윤석열계 등 여권 일부에서는 김 비대위원이 선거운동에 뛰어들며 자연스럽게 비대위원에서 물러나는 방안을 출구전략으로 거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그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비대위원 거취를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거나 외부 압박에 따른 정리가 이뤄질 경우에는 봉합해둔 갈등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공천 과정이 본격화하면서 공천의 향방을 두고 충돌이 본격적인 확전 양상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 내에서도 이번 봉합의 정치적 의미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본격적인 충돌의 전초전으로 판단하고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CBS에서 “결국 ‘오월동주’(미워하면서도 공통의 이해에 협력하는 경우) 상황”이라며 향후 공천 문제를 두고 ‘진짜 승부’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채널A에 출연해 김 비대위원 사퇴 문제와 관련해 “(논리적으로) 일리는 있지만 이럴 때 그만두면 입을 틀어막는 것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유정인·정대연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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