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친원, 중국 선수로는 10년 만에 호주오픈 4강.. 세계 TOP 10 진입 [24 AO]
[멜버른=박성진 기자] 정친원(중국, 15위)이 2024 호주오픈 여자단식 4강에 올랐다. 중국 테니스의 레전드인 2014년 리나 이후 10년 만에 중국 선수로는 호주오픈 4강을 재현했다. 오늘 승리로 정친원은 생애 최초로 세계랭킹 10위 이내 진입에도 성공했다.
정친원은 24일,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단식 8강전에서 안나 칼린스카야(러시아, 75위)에 6-7(4) 6-3 6-1로 역전승을 거뒀다.
쉽지 않은 승리였다. 이번 대회 여자 선수 서브 에이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정친원인데 오늘 경기는 1세트부터 서브가 말을 듣지 않았다. 정친원은 1세트에만 4개의 에이스를 따냈지만, 정작 퍼스트 서브 정확도는 49%로 매우 저조했다. 퍼스트 서브가 들어가기만 하면 유리한 랠리 조건이 형성됐으나, 퍼스트 서브가 절반 이상 폴트가 되니 랠리를 이끌어 갈 수가 없었다.
반면 칼린스카야는 82%의 높은 퍼스트 서브 정확도를 기록했다. 파워는 정친원에 비해 떨어지지만 높은 집중력으로 실수를 최소로 줄였다. 이러한 경기 양상은 반전 없이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지며 칼린스카야가 1세트를 따냈다. 정친원의 1세트 언포스드에러는 18개나 됐다.
정친원은 2세트부터 정신 차렸다. 퍼스트 서브 정확도를 61%까지 끌어 올렸다. 서브가 조금 더 잘 들어가니 랠리 분위기를 확실히 잡았다. 1세트에는 칼린스카야에 2차례 브레이크를 내줬지만 2세트에서는 본인 서브 게임을 모두 지켜낼 수 있었다.
칼린스카야의 공격력은 여전히 정친원에 비해 약했다. 상대적으로 범실이 많았던 정친원의 1세트인데, 2세트에 정친원이 정신 차리니 칼린스카야의 스트로크는 위협적인 무기가 되지 못했다. 정친원은 칼린스카야의 4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6-3으로 세트올을 이뤘다.
정친원은 경기 내내 10개의 에이스, 42개의 위너를 기록하며 여전한 공격력을 보였다. 다만 1세트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전체적인 퍼스트 서브 정확도는 56%에 그쳤다. 언포스드에러 또한 35개로 30개의 칼린스카야보다 많았다.
하지만 칼린스카야는 8강까지 오는데 모든 힘을 다 쓴 듯 전체적인 스트로크의 세기가 강하지 못했다. 정확도만으로 정친원을 무너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본인 커리어 최초로 그랜드슬램 8강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정친원은 지난 US오픈에서 본인 커리어 최초로 그랜드스램 16강에 올랐다. 그 다음 그랜드슬램인 이번 호주오픈에서는 4강 신화를 썼다. 중국 선수의 호주오픈 4강은 리나의 2014년이 마지막이었다. 정친원은 자국의 레전드를 소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마침 리나 또한 이번 대회 레전드 매치에 출전 중이다.
이날 승리로 정친원은 라이브랭킹이 10위까지 올랐다. 본인 최고 랭킹인 11위를 경신했다. 준결승에서 승리할 경우 세계 7위까지, 만약 우승까지 한다면 6위까지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이 또한 리나 이후 중국 선수 최고 랭킹이다.
전체적인 운도 정친원을 향하고 있다. 정친원은 예상대로라면 오늘 경기를 세계 3위이자 작년 준우승자인 엘레나 리바키나(카자흐스탄)와 했어야 했다. 하지만 리바키나가 2회전 만에 짐을 싸며 상대적으로 수월한 상대와 8강전을 치렀다. 그리고 대진표 같은 박스에 있던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세계 1위) 또한 3회전에서 이번 대회 일정을 마친 상태다.
정친원의 4강 상대는 예선 돌풍의 다야나 야스트렘스카(우크라이나, 93위)다. 야스트렘스카는 1회전에서 윔블던 챔피언이었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체코, 7위)를 꺾었다. 오픈 시대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호주오픈 준결승에 오른 예선통과자로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칼린스카야>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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