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때부터 청각장애’ 11살 소년…이 주사 맞자 30일 뒤에 “소리 들려요”
난청치료제 임상시험 진행
정상유전자 주입한 바이러스
달팽이관에 넣어 난청 치료
한달뒤 대부분 소리 듣게돼
청각장애 환자 치료 길 열려
23일(현지시간) 일라이릴리는 난청 유전자 치료제 ‘AK-OTOF’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아이샴 담(Aissam Dam)’이라는 이름의 소년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다. 일라이릴리는 “소년은 미국에서 난청에 대한 유전자 치료를 받은 최초 사례”라며 “AK-OTOF의 효과는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이번 결과는 많은 난청 환자들이 청각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AK-OTOF는 인체 내에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유전자를 전달해 이로부터 생성되는 단백질로 질병을 치료하는 원리의 유전자 치료제다. 난청은 ‘오토페린’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토페린 유전자 돌연변이가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데 필요한 내이의 유모세포 단백질을 파괴해 난청을 일으기 때문에 정상 오토페린 유전자를 몸에 주입해 치료하는 것이다.
AK-OTOF는 오토페린 유전자가 발현되는 귀의 달팽이관에 직접 주입된다. 아데노관련바이러스(AAV)를 전달체로 활용해 정상 오토페린 유전자를 달팽이관 속 약 3500개의 유모세포에 전달한다. AAV는 유전자 치료에 활용하는 바이러스성 운반체 중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받는다.
담 군은 지난해 10월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서 AK-OTOF 치료를 받았다. 치료를 받은 며칠 후 차량 경적 등 교통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치료 약 30일 후 연구팀이 사람의 가청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들려주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대부분의 소리를 듣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 여부를 따지는 청각시험에서도 경도 수준(40~26 dB HL)으로 내려왔다. 치료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발견되지 않았다.
담 군은 “처음에 모든 소리에 겁을 먹었지만 청각의 경이로움에 놀라고 있다”며 “소리의 세계가 열리며 엘리베이터 소리, 가위로 머리를 자르는 소리 등 모든 소리를 즐기고 있으며 특히 사람의 소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딜런 챈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는 “내이 기능을 저하시키는 근본적인 생물학적 변화를 교정할 수 있는 생물학적, 의학적, 수술적 방법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이번 연구결과로 난청을 치료하는 획기적 유전자 치료제의 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라이릴리는 내달 3일 자세한 연구결과를 ‘이비인후과연구협회 동계학회’에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 날 두번째 임상실험 참가자에 대한 연구결과도 공개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사이트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임상시험은 총 14명의 임상 참가자를 모집해 2028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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