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돌아보기] 전문학교가 필요하다
총선이 77일 남았다. 많은 교육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겠지만 학교에 부적응하는 다양한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공약이 나오길 바라며 교육정책 제안을 하려고 한다.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의 대표적인 사례는 과활동성 주의력결핍장애(ADHD)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세계보건기구는 5~7%의 유병률을 추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 어려워하는 아이들은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2015년 교육부 난독증 실태조사에서 초등학생의 4.6%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 번째는 경계선 지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13.6% 학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수교육 대상은 아니지만 일반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대학생멘토링 사업과 같은 아마추어적인 접근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다.
당연히 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 안에 언어치료사나 상담교사와 같은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과원이 예상되기에 교사들 중에서 미리 관련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아이들을 위한 전문학교도 필요하다. 고양시에 있는 경계선 지능장애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는 전국에 있는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보내기 위해 몰려든다. 입학경쟁률이 치열하고 떨어지는 아이들이 매해 발생한다.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과정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필요하고 특화된 직업교육으로 이어져야 한다.
대안학교 중에서는 ADHD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도 있다. 야외 신체 활동시간을 늘리고 학생들의 개별공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모들은 어떻게든 자신의 자녀가 가진 어려움을 극복시키기 위해 눈물로 노력하고 있다. 공립학교 안에서는 제대로 지원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았기에 많은 부모들은 대안학교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대안학교는 학급당 학생 수가 적다는 장점 외에는 이러한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은 공립학교보다 열악하다. 전문 인력 채용은 인건비 상승을 통한 수업비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편입학이 쉽지 않다. 대안학교의 문을 두드린 많은 부모들이 거절의 상처를 가지게 된다.
최근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도심 안에서도 폐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2024년 2월에는 도봉고등학교가 폐교된다. 2023년 화양초, 2020년에는 염강초와 공진중이 폐교되었다. 이 학교 공간에 부적응 학생을 위한 다양한 전문학교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전문학교를 통해 쌓인 다양한 교육적 노하우와 개별화 교육과정은 다시 일반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제공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전문학교는 주말이나 방학을 통해 일반학교의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이 다양한 보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폐교를 활용한 전문학교는 발도르프학교나 프레네학교와 같이 교육적 다양성을 실험할 수 있는 학교로 발전할 수 있다. 또는 이주 배경 학생들이 일반학교에 배치되기 전에 적응과정으로 운영되는 학교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학교들의 운영은 교육청이 직접운영하기보다는 ‘학교경영 계획서’를 제시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나 교사그룹, 교원단체에 위탁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식 차터스쿨(Charter school)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전문학교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입법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현재 법률 안에서는 다양한 전문학교를 위탁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법률적인 근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교육행정기관을 생각하면 국회의 입법은 필수적이다. 각 정당은 폐교를 활용하여 다양한 전문학교 설립과 위탁운영이 가능하도록 관련 입법안을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이번 총선은 국민들의 눈물을 씻어주는 다양한 공약과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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