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충돌 2라운드는 공천…양보 못 할 승부의 본질은

서영지 기자 2024. 1. 2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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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둘러 갈등을 봉합한 가운데, 상호 신뢰에 금이 간 두 사람이 공천 과정에서 2차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겨레에 "윤 대통령 입장에선 그동안 자기를 도와준 사람이나, 국정 철학을 이해한다는 이유로 용산 출신 내리꽂기를 원할 거다. 그러나 한 위원장 입장에선 그걸 무작정 들어줄 순 없지 않겠냐"며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를 두고 갈등을 보이는 걸 보면, 공천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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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둘러 갈등을 봉합한 가운데, 상호 신뢰에 금이 간 두 사람이 공천 과정에서 2차 충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충돌 3일’의 또 다른 본질은 두 사람의 권력 다툼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총선 승리를 명분 삼아 저마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인사들을 공천해 당내 입지를 넓히려 할 가능성이 크다.

한동훈 위원장은 24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사퇴가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출구전략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물음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계는 김건희 여사를 프랑스 혁명 때 처형된 ‘마리 앙투아네트’에 견준 김 비대위원을 한 위원장이 알아서 정리해주길 바라는 기류다. 하지만 한 위원장은 그럴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비대위원의 거취와 공천 문제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사이의 불신과 갈등을 키울 사안이다. 한 위원장이 자신이 영입한 김 비대위원을 서울 마포을 지역구에 공천할 경우, 대통령실은 이를 용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마포을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내리 3패를 한 곳으로, 전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밝힌 전략공천 지역에 해당한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마포을이 전략공천 지역이 된 게 우연의 일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한 위원장이 인재 영입 차원에서 그렇게 (전략공천을) 하는 거고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을 끌고 가기 때문에, 사람을 찾아 공천 신청을 하게 만들 때 어떻게 할지 전체적인 프레임을 짜보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총선에 임하는 처지나 생각이 다르다는 근본적인 차이는 공천 갈등을 예상하는 근거다. 차기 주자로 꼽히는 한 위원장은 총선에서 패하면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총선일인) 4월10일까지 완전히 소모되겠다”며 절박감을 나타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총선이 임박했음에도 내키지 않으면 총선 간판인 ‘비대위원장’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 장악’이 우선이며 한 위원장의 ‘전횡’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총선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시도할 수 있는 외연 확장 공천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 공관위 기준으로 최대 50곳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전략공천 지역은 이른바 낙하산 투입이 가능한 곳이어서 이곳에 윤 대통령이 용산 참모나 검찰 출신 공천을 고집하면 한 위원장과 충돌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 위원장으로서도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튼튼히 하려면 공천 과정에서 당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겨레에 “윤 대통령 입장에선 그동안 자기를 도와준 사람이나, 국정 철학을 이해한다는 이유로 용산 출신 내리꽂기를 원할 거다. 그러나 한 위원장 입장에선 그걸 무작정 들어줄 순 없지 않겠냐”며 “김경율 비대위원 사퇴를 두고 갈등을 보이는 걸 보면, 공천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영남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측근을 무리하게 밀어 넣으려고 하면 그때는 더한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도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문제는 그야말로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승부가 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공천 문제를 두고 봉합(국면)이 (계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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