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 ‘총선 링’ 오르기 쉽지 않네… 치열한 당내 ‘경선전쟁’ [미리보는 총선]
오는 4월10일 치러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는 부평구갑·을 모두 여야 내부의 공천 경쟁이 치열하다. 전통적으로 부평지역은 진보 정당 지지세력이 많이 분포하는 곳이다. 서울과 가깝다 보니 젊은층의 유입이 빈번한데다, 부평은 물론 인천의 경제를 이끈 한국GM(옛 대우자동차) 부평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부평구갑 선거구는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이라 60대 이상 연령층도 많이 살다 보니 여야가 번갈아가면서 승리를 거둬왔다. 부평구을은 한국GM 출신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66)이 4선 중진 의원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진보 정당은 사법리스크와 함께 다선 현역 지역구 의원에게 비례 의원이 도전장을 내미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이 때문에 보수 정당에서도 부평을 탈환하기 위한 공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 부평구갑
국민의힘에서는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52)과 조용균 인천시 전 정무수석(64)이 공천장을 두고 경쟁에 나선다. 유 전 시의원은 지난 2022년 부평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차준택 현 구청장에게 약 2.5% 차이로 석패했다. 유 전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예비후보 접수를 서둘러 마친 뒤 지역에서 표심 잡기에 열중이다.
조 전 수석 역시 민선 8기 인천시정에 깊숙히 관여한 만큼 유정복 인천시장과의 인연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최근 유 시장을 직접 만나 부평구 공약을 전달하는 등 ‘정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이곳에서 제20대 국회의원을 했던 정유섭 전국화물자동차공제조합 이사장이 조 전 수석을 공개적으로 지지, 정치적 기반을 물려 받아 지지세를 확장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예비후보들의 열띤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노현진 예비후보(64)와 신은호 전 인천시의회 의장(69)이 나란히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본격적인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신 전 의장은 ‘더 큰 부평’을 만들기 위해 총선 레이스를 뛰고 있다. 이 밖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진 않았지만 홍미영 전 부평구청장(68)은 최근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예비후보 적격심사를 끝내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특히 현역인 무소속 이성만 의원(62)의 민주당 복당 여부도 관건이다. 앞서 이 의원은 ‘2021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탈당했다. 민주당 당규에 의하면 탈당 후 1년이 지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복당할 수 없지만, 중앙당당원자격심사위원회 심사와 당무위원회 의결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또 제3지대인 개혁신당의 돌풍도 무시할 수 없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의 인천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문병호 전 의원(64)은 최근 총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문 전 의원은 이곳에서 제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문 전 의원은 곧 예비후보 등록과 사무실 개소식을 모두 마치고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진보당에서는 신용준 인천시당 부평지역위원장(54)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 부평구을
국민의힘에서는 강창규 전 인천시의회 의장(69)이 공천장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강 전 의장은 10년 넘도록 ‘험지’로 불리는 이곳에서 당협을 맡아 꾸준히 지역 텃밭을 일구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부터 도전하고 있지만, 한국GM 노동조합 등의 지지를 받는 진보 정당을 뛰어넘는 것이 쉽지 않다.
또 같은 당에선 손철운 전 인천시의원(64)도 지난 4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유권자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현역 홍 의원이 최근 중앙당의 후보자격검증을 통과하면서 조만간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본격적인 5선 도전에 나선다. 그동안 현역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탄탄하게 다져둔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세 불리기’에 집중한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홍 의원을 ‘비명계(비이재명)’로 나눈 만큼, 공천장 확보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같은 당에서 홍 의원에 대한 도전도 잇따르고 있다. 과거 홍 의원과 함께 한국GM 노조에서 활동한 유길종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62)이 예비후보 등록 후 지역경제 관련 공약을 내걸며 지역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현역 이동주 의원(51·비례)도 일찌감치 ‘인물 교체’를 내세워 홍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지고 지역에서 표심을 모으고 있다. 이 의원은 자칭 ‘친명계(친이재명’로 부르며 ‘부평 정치교체’를 구호로 내걸고 유권자와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이 밖에도 정의당은 김응호 전 부대표(51)가 제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도전한다. 김 전 부대표는 곧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선거운동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황남건 기자 southg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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