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0경기→현역 제대→22세 투수, 왜 LG는 유일한 외부 영입으로 뽑았을까

한용섭 2024. 1. 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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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규한 기자] 1월초 열린 LG 트윈스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LG 이종준(왼쪽에서 2번째) 2024.01.05 / dreamer@osen.co.kr

[OSEN=한용섭 기자] 지난해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트윈스는 오프 시즌에 선수단을 줄였다. 방출,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로 17명의 선수가 떠났다. FA는 팀내 FA(4명)는 재계약 방침이고, 외부 FA는 영입 계획이 없다. LG가 외부에서 데려온 선수는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투수 이종준(22)이 유일하다. 

LG는 시즌 후 송은범 이찬혁 김태형(좌완) 성재헌 임정우(이상 투수), 서건창 정주현 김성협  최현준(이상 내야수) 이천웅 최민창 이철민(이상 외야수) 등 12명의 선수를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방출이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이상규(한화) 최성훈(삼성) 김기연(두산) 오석주(키움) 4명이 떠났다. 진해수는 드래프트 지명권을 받고 롯데로 트레이드했다. 

지난해 11월말에 열린 2차 드래프트.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구단간 전력 평준화를 위한 2차 드래프트는 35인 보호선수와 1~3년차 선수, 외국인 선수, FA 선수를 제외한 등록 선수, 육성 선수, 군보류 선수, 육성 군보류 선수 중에서 지명할 수 있다. 올해 순위의 역순으로 지명을 하고 3라운드까지 진행된다. 8~10위 구단은 최대 2명의 지명권이 추가로 부여된다. 과거 2차 드래프트에서 발견된 특정 구단 선수 유출의 폐해를 막기 위해 구단별 피지명 선수는 최대 4명까지 제한된다. 

LG는 2차 드래프트에서 1~2라운드 초반에 4명(이상규, 최성훈, 김기연, 오석주)이 다른 구단에 의해 지명을 당했다. 팀당 최대 4명 피지명이 일찌감치 결정. 그만큼 LG 뎁스가 두터워 다른 구단들이 LG 선수들을 지명했다.

반면 LG는 1~2라운드에서 지명을 하지 않고 패스했다. 차 단장은 “우리 팀은 야수는 주전들이 확고하고, 투수 자원은 그대로 가도 내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 3라운드에서 이종준을 지명했다. 낯선 이름이다. 

이종준은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전체 81순위)로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았다. 신체조건이 191cm, 93kg으로 좋다. 140km 중반의 직구 구속, 우완 정통파 투수다. 

NC 입단 후 경기 이력이 별로 없다. 2021년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19.2이닝) 3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9⅔이닝 11볼넷 1사구 11탈삼진을 기록했다. 이후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느라 지난 2년간 실전 등판은 없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육성 선수 신분이었고, 올해 10월 교육리그에서 몇 차례 등판했다.

NC 시절 이종준

LG는 이종준에게서 어떤 가능성을 봤을까. 차명석 단장은 이종준 지명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LG 전력강화 코디네이터였던 김재현 현 SSG 단장과 황현철 운영2팀장의 적극적인 추천이 있었다고 한다.      

차 단장은 “나는 던지는 것을 못 봤다. 지금은 SSG 단장으로 간 김재현 단장과 2군의 황현철 운영 2팀장이 NC랑 경기를 하면서 봤다고 하더라. 신체 조건이 좋고, 아직은 좀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우리 2군에서 분석한 보고서를 보니까 충분히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 데려와서 선발 투수로 한번 키워볼 만하다. 그런 보고서가 올라왔다”고 말하며 “내가 웬만하면 직접 체크를 하는데, 이종준 선수 만큼은 2군의 보고서와 김재현 단장, 황현철 팀장의 얘기를 듣고 픽을 했다. 내 눈이 다 정확한 것도 아니고 이 분야에서 그렇게 많이 봤다는데 (두 분이) 그렇게 추천하면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2차 드래프트 때 앞에서(1~2라운드) 픽을 안 했는데 그 선수만큼은 마지막(3라운드)에 돌아오면 뽑자는 의견이 있어서 뽑았다”고 덧붙였다.

LG 차명석 단장 / OSEN DB

그렇게 지난 2년 간 실전 등판이 1경기도 없었던 투수에게 2억 원을 투자했다. 3라운드 지명시 원소속 구단에 보상금 2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종준이 LG에 지명된 후 강인권 NC 감독은 “LG가 지명할 줄은 몰랐다. 군대 제대하고 교육리그 경기를 할 때 아마도 LG에서 눈여겨 본 것 같다. 그때 공이 좋았다고 하더라. 1군 경험은 전혀 없지만 군대 가기 전과 제대 후의 구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더라”고 말했다.

차 단장은 “(2차 드래프트 이후) 사무실에 인사하러 왔었다. 생각보다 신장이나 체격이 투수로서 상당히 매력적이더라. 신체 조건이, 체중만 조금 더 늘리면 만족할 만한 투수로 성장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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