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동 화웨이, 자체 부품·앱 생태계 구축에 박차
[IT동아 차주경 기자] 중국 정보통신기업 화웨이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활의 날갯짓을 편다. 미국 상무부의 규제를 벗어날 목적으로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부품, 운영 체제와 앱 생태계의 완성도가 수준급에 다다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웨이는 이들 성과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스마트폰 부품 개발 영역과 앱 생태계의 범위를 함께 늘리는 등 정중동 전략을 펼친다.
2018년 미국 상무부는 미·중 무역 분쟁에 임하며, 중국의 대표 정보통신기업 화웨이를 겨냥해 각종 규제를 만들었다. 첨단 반도체 제작 장비와 기술의 수출 금지, 구글을 포함한 정보통신 서비스 사용 금지 조치 등이다. 이 규제는 화웨이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화웨이는 2020년까지만 해도 세계 판매량 수위를 기록하던 스마트폰 제조사였지만, 규제 이후 꾸준히 사업을 축소하다가 결국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너를 매각하기에 이른다.
이후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의 규제를 받지 않으려고 스마트폰 부품을 자체 개발한다. 스마트 기기의 운영 체제 ‘하모니 OS(Harmony OS)’도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들 부품과 운영 체제의 완성도가 낮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 년간 노력한 끝에 화웨이는 5G 통신 기술을 포함한 스마트폰의 주요 부품의 자체 제작에 성공하고, 하모니 OS의 활용 범위도 극적으로 넓혔다.
화웨이는 먼저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인 중앙처리장치를 연구 개발했다. 앞서 화웨이는 자회사 하이실리콘(HiSilicon)에서 중앙처리장치 ‘기린(Kirin)’ 칩 세트를 만들었지만, 미·중 무역 분쟁이 한창이던 2020년 제품 개발과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화웨이는 최근 연구를 다시 시작해 7nm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개발 능력을 확보했고, 신제품 기린 9000S를 선보였다.
화웨이는 중앙처리장치뿐만 아니라 5G 통신 모뎀과 그래픽 처리 장치도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품을 탑재한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 60(Mate 60)’ 시리즈의 성능은 최신 인기 5G 스마트폰과 대등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들은 최근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의 자체 개발을 고려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화웨이는 앞서 인공지능 연산장치를 포함한 카메라 조정 기술 'Xmage'를 공개하고 주요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이미지 센서를 더해 카메라 경쟁력까지 거머쥘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화웨이가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신할 목적으로 만든 스마트 기기 운영 체제 하모니 OS도 순항 중이다. 화웨이는 2023년 8월 하모니 OS의 최신 버전 4를 공개했는데, 불과 87일 후인 10월 30일에 다운로드 횟수 1억 회를 넘었다고 밝혔다. 하루에 스마트 기기 110만 대에 하모니 OS 4가 설치됐다는 설명과 함께다. 그 만큼 하모니 OS를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 기기의 판매량이 많다는 의미다.
화웨이는 하모니 OS를 우선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운영 체제로 쓰고, 나아가 TV와 전기자동차 등 차세대 스마트 기기의 운영 체제로도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하모니 OS의 앱 개발자를 매달 10만 명 이상 교육, 2024년 말까지 하모니 OS 앱스토어의 기본 앱 개수를 5000개 이상 확보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빠른 시일 내에 하모니 OS의 기본 앱 개수를 50만 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도 호언했다.
자체 개발한 부품과 운영 체제를 앞세워, 화웨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되찾았다. 시장조사기업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3년 3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 12.9%를 차지했다. 2022년 3분기 점유율 9.1%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같은 기간 애플의 점유율 14.2%와도 견줄 만하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토대로 2024년 봄, 고급 스마트폰 P70 시리즈(P70·P70 프로·P70 프로 아트)를 공개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제품에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중앙처리장치와 이미지 센서, 5G 통신 모뎀과 하모니 OS 최신 버전이 탑재될 전망이다. 유럽을 포함한 세계 시장으로 제품 공급 범위도 넓힌다. 이에 정보통신업계는 화웨이 P70 시리즈의 연간 판매량을 최소 1000만 대 이상, 최대 1500만 대로 추산한다. 이전 제품인 화웨이 P60 시리즈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그 만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사용자 중심의 IT 저널 - IT동아 (it.donga.com)
Copyright © IT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T애정남] 스마트폰 바꿨는데, ‘eSIM’이 무엇인가요?
-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예약 판매, 판매처별 혜택은?
- 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 첫 공개, 핵심 키워드는 ‘AI’
- 애플 ‘M4 프로세서’ 품은 2024년형 아이맥 공개
- 인텔, AI PC를 위한 차세대 인텔 코어 울트라 제품군 국내 출시
- AI PC로 진화한 에이수스 젠북, 직접 체험해보니
- 내 정보 지키는 시크릿 모드, PC·모바일서 쓰는 법 [이럴땐 이렇게!]
- [생성 AI 길라잡이] 스타일 유지하는 이미지 생성형 AI '플라멜'
- 포킷츠 “오직 반려견 발바닥만 생각합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 [생성 AI 길라잡이] 갤럭시 AI 활용하기 – 브라우징 어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