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의 함정…20대는 떠나는 “청년도시” 세종
[KBS 대전] [앵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세종, 출범 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타이틀입니다.
실제 세종시민의 평균 연령은 38.6세, 17개 시·도 중 유일한 30대이자, 전국 평균보다는 6살 이상 어립니다.
그런데, 청년의 상징 20대만 떼어 놓고 보면 세종시가 제대로 성장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특히 지난해엔 20대 인구가 출범 후 처음으로 감소하기까지 했습니다.
부족한 일자리, 급등한 집값이 한 몫하고 있습니다.
집중 취재 먼저, 박병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세종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 통계학을 전공한 예비 졸업생 김희주 씨.
수시로 교내 일자리 센터를 찾아가며 IT 계열 취업을 준비해왔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자리도, 정보도 부족하자 최근엔 아예 거주지를 서울로 옮겼습니다.
[김희주/세종 소재 대학 재학생 : "취업 자리, 채용 정보, 이런 걸 이야기해 주실 때 사실 세종에서 뭔가 취업 자리를 제안을 해 주신다거나 이런 게 되게 많이 없었던…."]
세종에 있는 대학은 3곳, 재학생 2만 천여 명 중 매년 2,800명가량이 졸업합니다.
이들 가운데 세종에 취업하는 비율은 5.9%, 신생도시라곤 하지만 최소 20에서 60% 달하는 다른 지역과 차이가 큽니다.
급등한 가격에다, 중·대형 위주 주택도 청년들에겐 진입 장벽입니다.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4억 후반대로 서울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높습니다.
[김용민/대학원생/20대 : "집값이 좀 비싸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1인 가구가 살 만한 공간이 많지는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 (세종에 사는 것이) 조금 어렵겠다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청년'이 부족한 '청년 도시.
인구피라미드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유독 20대 인구만 쏙 들어가면서 마치 '모레 시계'를 닮았습니다.
마름모꼴인 다른 시·도 인구분포와 확연히 구분됩니다.
전체 인구의 70%가 거주하는 세종 신도심에 예식장 한 곳 없다는 점도 청년 부족 현상을 증명합니다.
도시 성장의 선순환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이윱니다.
[최성은/대전세종 연구위원/행정학 박사 : "일자리와 주거 환경의 비용, 안전 시설에 대한 지원 그리고 청년 문화의 거점 지역 조성 또 그리고 교육 부분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수도권 인구 분산과 균형발전을 목표로 출범한 세종시, 목적지로 잘 가고 있는지 중간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박병준입니다.
박병준 기자 (lo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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