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5일 새벽 실적 발표…주가 반등시킬 4가지 변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1. 24.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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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테슬라가 24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S&P500지수는 올들어 2%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테슬라는 15.8% 급락했다. 특히 AI(인공지능) 간판주인 엔비디아가 올들어 20.9% 급등한 것을 감안하면 테슬라 투자자들로선 상당히 마음이 동요되는 상황이다.

테슬라의 주가 급락은 크게 3가지 때문이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 정체, 전기차시장의 경쟁 심화와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인한 이익률 축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소 25% 이상의 의결권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더 높은 보상 프로그램을 요구한 점 등이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도 냉정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테슬라 강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조나스는 지난 22일 "글로벌 전기차 모멘텀이 주춤하고 있다"며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머스크가 테슬라 이사회에 25% 이상의 의결권을 요구한데 대해 JP모간의 라이언 브링크먼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제프리즈의 필리페 후추아는 테슬라 주식에 대해 단기적인 평가 절하와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24일 발표될 테슬라의 지난해 실적이나 올해 실적 전망과 관련해서는 주가를 반전시킬 만한 호재가 기대되지는 않는다.

상승 모멘텀① 저가형 전기차
다만 깜짝 발표가 나온다면 테슬라 주가에 상승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첫째 변수는 저가형 전기차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다.

테슬라의 투자자 관계 웹사이트에는 실적 발표 때 투자자들이 대답을 듣기 원하는 질문들이 올라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질문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모델 2로 불리는 저가형 전기차 출시 일정이다.

이 질문은 "차세대 소형 차량 생산 거점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옮겼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출시 일정이 개선돼 2025년에는 차세대 플랫폼 차량을 볼 수 있는 것이냐"는 것으로 2000명 이상이 공감을 표했다.

테슬라가 저가형 전기차 생산에 대한 계획을 처음 발표한 시점은 지난해 3월 투자자의 날 때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저가형 전기차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고 머스크는 이 차의 성능과 외관, 생산 일정 등에 대한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전기차 제조 방식을 완전히 다시 생각해야 저가형 전기차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더 작은 파워트레인으로 가볍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실적 발표 때 저가형 전기차의 구체적인 사양과 디자인, 머지 않은 시기에 출시된다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발표된다면 주가에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상승 모멘텀② FSD 버전 12
둘째는 완전자율주행(FSD) 버전 12의 출시 일정이다. 테슬라의 기존 FSD는 개발자의 명령 코드에 따라 주행한 반면 FSD 버전 12는 AI가 스스로 운전 동영상을 보고 학습한 대로 주행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FSD 베타 버전 12를 내부에서만 테스트하다 최근 일부 운전자들에게 배포해 외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부 테스트 결과에 따라 FSD 버전 12의 상용화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해 5월에 FSD 베타 버전 12로 주행하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FSD 버전 12가 지난해 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FSD 버전 12는 지난해 말 출시되지 않았고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FSD 버전 12는 진정한 의미에서 전세계 최초의 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테슬라 주가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혁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따라서 머스크가 어떤 구체적인 계획과 평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상승 모멘텀③ 이익률 반등 시점
셋째, 단기적으로는 이익률이 바닥을 쳤다는 발언이 나온다면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총이익률은 17.9%, 영업이익률은 7.6%였다. 이는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이익률이 바닥을 치고 반등하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테슬라가 올들어 이미 중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률 하락세가 계속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승 모멘텀④ 전기차 인도량 전망
넷째는 올해 전기차 인도량 목표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면 주가에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어떤 실적 가이던스도 내놓지 않은 채 오로지 연초에 그 해 전기차 인도량 목표치만 제시한다. 아울러 몇 년 전 향후 수년간 전기차 인도량의 연평균 성장률 50%를 목표로 제시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연간 50%의 성장 목표는 이미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확인됐고 시장도 이에 대해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테슬라는 지난해에도 전기차 인도량이 181만대로 전년 대비 38% 늘어나는데 그쳤다. 테슬라도 지난해 초 전기차 인도량 목표치를 181만대로 제시했었다.

리서치회사인 비저블 알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올해 전기차 인도량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219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은 더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테슬라가 이보다 더 높은 인도량 목표치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머스크, 의결권 25%에 대한 설명은?
이외에 사이버트럭의 판매량도 투자자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사이버트럭의 수요가 많아도 현재 생산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영향은 미미한 이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에서 AI와 로봇공학을 발전시키려면 자산의 의결권이 25%는 돼야 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어떤 추가 입장을 밝힐 것인지도 주목된다.

의결권 25% 확보를 위해 이사회와 구체적인 CEO 보상 프로그램 변경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지, 의결권 25%를 확보하지 못하면 X(트위터)에서 밝힌 대로 테슬라 외부에서 AI 사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투자자들은 명확한 대답을 원하고 있다.

한편, 팩트셋이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256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243만달러에 비해 5.3% 늘어나는데 그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73센트로 전년 동기 1.19달러에 비해 38.7% 급감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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