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 대선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 면밀히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아이오와주에 이어 뉴햄프셔주 공화당 경선에서도 승리했다. 각종 사법적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경선 초반부터 당내 대세론을 공고히 하고 있다. 유일하게 남은 경쟁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경선을 이어갈 뜻을 밝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5일 대선에 나설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가 최종 후보가 될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에서 승리할지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그의 재집권이 현실적 가능성으로 대두했고, 실제 일어날 경우 큰 변화를 야기할 것이기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7~2020년 집권 때 보여준 모습과 이번 선거 과정에 쏟아낸 말들, 4~5년 전보다 더 복잡해진 국제 정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트럼프 2기는 1기 때보다 더 혼란스러울 가능성이 높다. 그는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적 관세 부과, 우크라이나·대만 지원 약화, 이스라엘 지원 강화, 동맹국들에 대한 높은 비용 청구, 적국들과의 적극적인 거래, 기후·인권 등 국제 규범 허물기 등을 예고하고 있다. 그의 재집권은 최근 몇년 새 뚜렷해지고 있는 미국의 고립주의 성향을 더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 2기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간단히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미칠 영향이 크리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한미군 유지, 전략자산 배치 등 동맹 비용에 대한 한국 부담을 더 늘리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가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진행 중인 확장억제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울러 3차례나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추구하고, 여기에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공급망 등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한국이 더 양자택일 구도에 몰릴 수도 있다. 하나하나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대응 방안으로는 트럼프 2기가 들어서기 전에 한·미 공조에 더 속도를 내는 것과 위험 분산을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는 것이 있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방위비 분담 협상을 서둘러 시작하려는 걸 보면 전자 쪽으로 기운 듯하다. 하지만 그것은 사안에 따라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확장억제 논의처럼 차근차근 논의를 이어갈 사안도 있지만, 모든 사안에서 관성적으로 미·일 일변도 외교에 매달리는 건 위험할 수 있다. 위험 분산을 위해 중국과의 외교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북한과의 군사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러자면 여야의 외교안보 대화가 절실하지만, 지금 정부에 그것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 우려스럽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