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에 시애틀까지…어깨춤 추는 KIA 20세 왼손 싸움닭의 바쁜 겨울, 2024년 불펜 비밀병기

김진성 기자 2024. 1. 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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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규/KIA 타이거즈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싸움닭 기질이 있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2023시즌 시범경기서 좌완 곽도규(20)를 두고 이렇게 얘기했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5라운드 42순위로 입단한 왼손투수. 스리쿼터 김대유보다 던지는 팔의 높이가 조금 높은데, 그렇다고 정통파는 절대 아니다. 넓은 의미에서 잠수함 계열이다. 또한, 투구에 돌입하기 전 양 어깨를 포수와 타자 방향으로 세 차례 흔드는 루틴이 단연 압권이었다.

곽도규/KIA 타이거즈

보통 투수가 오버핸드로 투구해서 구속이 덜 나올 때 팔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곽도규는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3시즌 싱커 평균 144.7km까지 나왔다. 이러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작년 1군 14경기서 평균자책점 8.49.

스피드에서 경쟁력이 있었는데, 오히려 투구 일관성에선 좋은 점수를 못 받았다. 지난해 KIA 경기를 중계하던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곽도규의 투구자세 및 밸런스가 불안정한 모습이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서는 37경기서 6승1패6홀드5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로 준수했다. 단, 37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사사구가 24개로 적은 편은 아니었다. 승부를 피하는 편은 아닌데, 1군에서 확실을 가질 만한 계기가 필요했다.

KIA는 시즌이 끝나자마자 곽도규를 호주프로야구 캔버라 캐벌리에 파견했다. 6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3.12로 좋았다. 8⅔이닝 동안 사사구 5개를 내줬으나 WHIP 1.15로 대체로 안정적이었다. 피안타율은 0.241.

그런 곽도규는 작년 12월8일 브리즈번 벤티츠전 이후 돌연 호주에서 빠져나갔다. KIA가 이번엔 미국 시애틀의 드라이브라인에 곽도규를 파견했기 때문이다. 곽도규 대신 김기훈이 호주로 들어갔고, 곽도규는 급히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드라이브라인에는 신체에서 일어나는 투구 매커니즘을 정교하게 분석해 각종 데이터를 산출하는 장비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투구 매커니즘을 장착하고, 나아가 투수로서의 경쟁력, 방향성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KIA가 드라이브라인에 보낸 투수는 곽도규 외에 이의리, 윤영철, 정해영, 황동하까지 5명이었다. 세 명은 이미 1군 주축투수이고, 곽도규와 황동하는 현 시점에서 구단이 특별히 신경을 쓰는 투수라는 게 드러났다.

황동하는 작년에 1군 백업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KIA는 곽도규도 올해 불펜진에 뉴 페이스로 가세할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비활동기간에 사실상 실전과 훈련을 소화하느라 남들보다 휴식기간이 현저히 짧은 건 사실이다. 현재 시애틀에서 돌아온 상태지만, KIA는 당장 29일 캔버라 스프링캠프로 떠난다.

곽도규/KIA 타이거즈

피곤할 수는 있지만, 곽도규로선 호주와 미국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을 찾았다면 성공적인 겨울이다. 다시 향하는 캔버라와, 돌아와 치를 시범경기서 곽도규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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