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들러리 사외이사` 확 바꾼다

이미선 2024. 1. 2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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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제도를 보면 도입 취지와 달리 (내부통제와 같은) 본연의 기능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사외이사 대거 교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금융권 사이의 긴장 관계 등을 볼 때 이사회도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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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사모펀드 내부통제 허점
이사회 안건 중 사외이사 반대 사례 단 2건
당국, 이사회 역할 강화 주문
3월 임기만료 27명… 73% 달해
[연합뉴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횡령, 사모펀드 사태 등 금융권에서 내부통제의 허점이 잇따라 노출되면서 금융당국이 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지난해 이후 회장이 바뀐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사외이사진 구성 변경을 통한 이사회 쇄신 행보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사외이사 37명 중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는 2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73%에 달한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 7명 중 4명 △신한금융 9명 전원 △하나금융 8명 중 6명 △우리금융 6명 중 4명 △NH농협금융 7명 중 4명이다.

통상 금융권에선 업무 지속성 등을 이유로 사외이사의 임기가 끝나도 상법상 최장 6년(KB금융은 5년)까지 재선임을 해왔다. 사외이사의 임기는 보통 2년이며 연임 시 1~2년씩 추가된다.

그간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연임을 하며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5대 금융이 내놓은 '2022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각 사 이사회가 내놓은 안건 중 5대 금융의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낸 사례는 신한·우리금융 각 1건 등을 제외하고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외이사들이 본분인 견제와 감시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외이사들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며 거수기 논란은 커지고 있다. 5대 금융 연차보고서에 공시된 사외이사 45명(2022년 기준)의 평균 보수는 6896만원이다. KB금융이 881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금융(7854만원), 하나금융(6915만원), 우리금융(6370만원), 농협금융(4530만원) 순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의 투명성 및 공정성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해 말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과 만나 "은행지주에서 CEO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경영진의 '참호 구축'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인 경영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산하 독립조직으로 사외이사 전담 지원 조직을 설치하도록 하는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촉구했다.

지난해 금융지주 회장이 대거 교체된 점도 사외이사 물갈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현재 사외이사 선임 절차 상 사외이사 후보 선임 과정에 직접 관여를 하진 못하지만,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까지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제도를 보면 도입 취지와 달리 (내부통제와 같은) 본연의 기능을 잘 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사외이사 대거 교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당국과 금융권 사이의 긴장 관계 등을 볼 때 이사회도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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