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韓 최고 유망주' 백승호, 3년 만에 '유럽 재도전'... 英 2부 버밍엄 시티행
영국 매체 '버밍엄 월드'는 24일(한국시간) "아시아 지역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버밍엄 시티는 겨울 이적시장 두 번째 영입을 마무리하고 있다. 백승호가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백승호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프랑스 리그1, 선더랜드의 제안을 받았지만 버밍엄으로 향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백승호는 중앙과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다. FC바르셀로나 아카데미 출신이고 패럴라다와 지로나에서도 뛰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독일 2부리그 다름슈타트98에서 뛰었고, 2021년부터는 군복무를 위해 한국의 전북 현대로 향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메이저 대회 활약도 조명했다. 매체는 "백승호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로 15경기에 뛰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16강 브라질과 경기에서 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그는 금메달을 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다"라고 전했다.
최근 이적설까지 자세히 분석했다. '버밍엄 월드'는 "백승호는 이달 초 중국의 산둥 타이산 이적설에 휩싸였다. 하지만 그는 소문을 일축했다. 군 면제를 받은 뒤 유럽으로 자유롭게 돌아갈 수 있었다"라며 "그의 버밍엄 이적은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한국 국가대표팀 재발탁이 될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날 챔피언십 소식을 전하는 '더 리얼 EFL'도 "버밍엄은 토니 모브레이 신임 감독 체제에서 1월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 선수단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웨인 루니 감독은 15경기에서 단 3경기 밖에 거두지 못해 팀을 떠났다. 후임자인 모브레이 감독은 팀을 다시 정상 궤도로 올려놓고 있다"라고 알렸다.
이 매체도 백승호의 어린 시절을 주목했다. '더 리얼 EFL'은 "백승호는 바르셀로나 아카데미를 졸업한 선수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15경기에 출전해 뛰어난 선수 경력을 쌓았다. 전북과 함께 2021 K리그1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이달의 선수상도 받았다"라고 전했다.
영국 내에서도 백승호의 브라질전 골은 인정할 만했다. 백승호는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브라질과 경기에서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당시 상대 골키퍼는 월드클래스 수문장 알리송 베케르(리버풀)였다. 매체는 "지로나에서 뛰기도 한 백승호는 카타르월드컵에서 브라질에 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1-4로 졌다"라며 "백승호는 FA 신분이다. 선덜랜드도 그에게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달 전북과 계약이 끝난 뒤 버밍엄과 협상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일단 백승호는 스페인 3부리그급 경기에 뛰며 경험을 쌓았다. 유명 빅클럽들 B팀들과 경기를 통해 점점 감각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로나에서 공식 경기 6개를 소화했다. 2019년 여름 이적시장에는 지로나를 떠나 독일 2부리그의 다름슈타트로 향했다.
다름슈타트 이적 후 백승호의 1군 무대 출전 시간이 점점 늘어났다. 주로 윗선에서 뛰던 백승호는 독일 이적 후 수비적인 역할까지 맡았다. 멀티 중원 자원으로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020~2021시즌에는 측면에서 뛰기도 했다. 백승호는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로 나서 다름슈타트의 공격 전개에 관여했다. 다름슈타트 두 시즌 동안 백승호는 공식 45경기에서 3골 6도움을 기록했다.
백승호는 김상식(48) 감독 체제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주로 3선에 위치해 전북의 후방 빌드업 핵심 역할을 해냈다. 정확한 오른발 킥과 왕성한 활동량은 전북의 주무기가 됐다. 2021시즌 백승호는 총 33경기에서 4골 1도움을 올렸다. 소속팀 전북은 K리그1 정상을 차지했다.
두 번째 시즌에도 여전히 전북의 핵심 미드필더로 뛰었다. 백승호는 핵심 중원의 등번호인 8번 유니폼을 입게 됐다. 부주장까지 맡으며 팀 내 입지를 더욱 굳건히 했다. 시즌 도중 발목 부상으로 한동안 결장하기도 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등 K리그1에서 주목할 만한 미드필더로 인정받았다. 전북은 울산HD(당시 울산 현대)에 밀려 K리그1 준우승에 머물렀다.
다만 백승호 개인에게 2023년은 선수 경력에 있어 전환점이 될 해였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으며 유럽 재진출 희망을 확 높이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황룽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금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을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주장 백승호는 이 경기에서도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백승호 말고도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고영준(현 FK파르티잔), 정우영(VfB슈투트가르트), 홍현석(KAA헨트) 등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백승호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발탁된 박진섭(전북)과 설영우(울산)도 마찬가지였다.
백승호는 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선발 출전해 황선홍호의 중원을 이끌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첫 경기부터 순항했다.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황선홍호는 9-0 대승을 거뒀다.
2차전 태국전에서도 백승호는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백승호는 이 대회에서 주로 중원에 머물며 한국의 공격을 조율했다. 이 경기에서는 후반 10분 만에 교체됐다. 한국은 태국을 4-0으로 크게 이겼다.
이미 조별리그 통과가 확정된 한국은 무리하지 않았다. 3차전에서 캡틴 백승호를 후반전 늦게 투입했다. 백승호는 바레인을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바레인 골망을 갈랐다.
토너먼트 진출 후에도 백승호의 정교한 킥력은 살아있었다. 키르기스스탄과 16강 경기에 출전한 백승호는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다만 전반전 실책 한 번으로 실점을 내주기도 했다. 한국은 8강으로 향했다.
황선홍호는 8강까지 큰 무리 없이 대회를 이어갔다. 중국과 8강에서도 백승호는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4강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상대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기도 했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한국의 미드필드를 지켰다.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선제골을 내준 뒤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 생활에 있어 가장 큰 과제였던 병역 문제를 해결한 백승호는 유럽 무대 진출을 코앞에 뒀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버밍엄은 곧 영입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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