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들 전폭적 지지' 트럼프 대세론 비결…헤일리 사퇴 압박 수위 높일 듯
WP "경선 끝난 것으로 보여"…지지층 결집·외연확장 향후 과제
(맨체스터<뉴햄프셔>=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열린 뉴햄프셔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두 자릿수 격차로 승리하면서 '대세론'을 이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향후 경선에서 '대세론 굳히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마지막 남은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조기에 본선행을 확정짓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드러났듯 헤일리 전 대사로 결집한 40%의 중도보수 및 무당층을 끌어들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4일 오전 2시 현재 90%가 개표된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4.8%를 얻어 43.2%를 얻는 데 그친 11.6%포인트(p) 차로 앞서 있다. NYT는 두 사람간 11%p(최대 14%p, 최소 8%p)의 격차를 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공화·저학력층' 결집이 승리 배경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햄프셔 승리 배경엔 보수 성향이 강한 공화당 당원, 저학력층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CNN의 출구조사(투표참여 유권자 2192명 대상)에 따르면, 공화당 등록 유권자 그룹은 7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었다고 응답했다. 헤일리 전 대사에 투표한 공화당 유권자 그룹은 25%에 그쳤다.
자신을 공화당 성향이라고 밝힌 51%의 응답자 가운데에서도 74%가 트럼프 전 대통령(헤일리 25%)을 찍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학 학위가 없는 그룹에서 66%의 지지를 받아 헤일리 전 대사(32%)를 앞섰다.
반면 헤일리 전 대사는 무소속 등록 유권자(65%)와 대학졸업자(56%) 그룹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각각 34%, 41%)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성향이라고 밝힌 6%의 응답자 중에선 88%, 무소속 성향이라고 답한 43%의 응답자 중에선 60%가 각각 헤일리 전 대사에게 표를 던졌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 참여자가 많았던 당원 그룹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크게 앞서며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승리 연설에서 "헤일리는 공화당 유권자로부터 25%밖에 (지지를) 받지 못했다"라면서 "뉴햄프셔주는 공화당 프라이머리에 민주당도 받아주고 있으며 상당한 무소속 유권자들이 투표하러 왔다"고 지적했다.
◇2연승 거둔 트럼프, 대세론 굳히기 박차…헤일리 사퇴 압박 수위 ↑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까지 2연승을 거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세론 굳히기'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 경선 승리가 선언된 뒤 내슈아 선거캠프에서 가진 연설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고, 또 다른 분수령으로 꼽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쉽게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또 내달 8일 네바다주 코커스가 예정돼 있음에도 헤일리 전 대사가 '다음은 사우스캐롤라이나'라고 언급한 것을 지적하면서 "그가 하나 잊은 게 있다. 다음 주는 네바다 경선이다. 우리는 막 네바다에서 100% 이겼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승리 연설시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연방 상원의원 등 한 때 경쟁자였던 인사들을 참석시켜 재차 세과시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간 자신의 뒤로 공화당이 결집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이는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후보직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기에 대선후보를 확정짓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보다 먼저 연설을 한 헤일리 전 대사가 다음 승부처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이기겠다고 다짐한 데 대해 "그는 졌는데도 마치 자기가 이긴 것처럼 연설했다"면서 "론(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은 2위를 하고 떠났는데 그녀는 3위를 하고서도 아직 남아 있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선거운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바이든에게 돈을 쓰는 대신 계속 낭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캠프 인사들도 가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인 '마가'(MAGA)의 테일러 부도위치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이제는 통합의 시간이고, 민주당과 싸울 때"라며 "니키 헤일리에게 지금은 사퇴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라마스와미도 연설에서 "오늘 우리가 본 것은 '아메리카 퍼스트'가 '아메리카 라스트'를 이긴 것"이라며 "만약 여러분이 미국을 뒤에 놓고 싶다면, 조 바이든이나 여전히 공화당 경선에 남아 있는 다른 후보에게 가면 된다"라고 했다.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연설에서 "이 경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중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공화 대선후보 확정 기정사실…WP "경선 끝난 것으로 보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달 8일 열리는 네바다 경선까지 일단 3연승을 거둘 전망이다. 헤일리 전 대사가 코커스에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바다(26명)에 배정된 대의원을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헤일리 전 대사는 주정부가 주관하는 내달 6일 프라이머리에 후보등록을 한 상태여서 두 사람간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는다.
네바다주는 2021년 법을 제정해 경선을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으로만 치르기로 했지만 이에 반발한 공화당은 코커스를 유지하고, 코커스에만 대의원을 배정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더해 또 하나의 분수령으로 꼽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와 관련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30%p 이상 격차로 헤일리 전 대사에게 앞서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31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61.0%를 얻어 헤일리 전 대사(27.3%)를 33.7%p의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확정은 기정사실이 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아닌 누군가가 이길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것처럽 보인 주가 헤일리의 뉴햄프셔였다"며 "사실상 (공화당 경선은) 모든 것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선후보 되더라도 지지층 결집 및 외연확장은 과제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본선 승리를 위해선 지지층 결집과 중도·무당층에 대한 외연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뉴햄프셔에서 드러났듯 중도·무당층의 상당수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쉽지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및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간 커다란 간극이 엿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가운데는 93%가,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자 가운데 96%가 각각 상대 후보가 대선 후보가 될 경우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본선 승리를 위해선 지지층간 화학적 결합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대선후보가 될 경우 이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염두에 둔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공세 속에서도 '통합'과 '단결'의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하고 있다.
외연확장도 문제다. CNN 출구조사 응답자의 42%는 트럼프 대통령 전 대통령이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 그룹에선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84%에 달했다.
유권자의 47%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승리했다'고 응답했고, 이 그룹 중 77%가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했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등도 외연확장에 영향을 줘 향후 본선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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