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대만 ‘1나노’ 선공, 반도체 3박자 지원으로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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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되는 글로벌 반도체 기술 패권 전쟁에 대만이 선공에 나섰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최첨단 1㎚(나노미터·10억분의 1m) 웨이퍼 생산공장을 자국에 추가 건설키로 한 것이다.
이번 TSMC의 1나노 투자 선공은 첨단 반도체 자국 집적화, 초격차 기술 유지의 화두를 우리에게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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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반도체, 한눈팔면 뒤처져
대만은 2나노급 이하 최첨단 반도체라인을 자국에 집결해 기술·인력·공정 인프라를 집적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5월 취임하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은 총선 직후 "재료, 설비, 연구개발(R&D), 집적회로(IC) 설계, 제조, 패키징 테스트 등 더욱 완벽한 반도체 산업망을 구축하겠다"며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TSMC가 최첨단 1나노 신규 투자를 발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만은 전 세계 반도체 칩의 63%, 첨단 칩의 73%를 공급한다. 정부의 무한지원 아래 탄탄한 인력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결속·추진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TSMC를 주축으로 대만의 남·중·서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동시다발로 투자, 확장하는 것을 보면 그렇다. 게다가 TSMC는 공급망 다각화 차원에서 미국 애리조나, 일본 구마모토 등에도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번 TSMC의 1나노 투자 선공은 첨단 반도체 자국 집적화, 초격차 기술 유지의 화두를 우리에게도 던진다. 이는 반도체 인력 양성, 기술보안과도 맞물려 있다. 반도체 산업은 승자독식 구조다. 잠시 한눈을 파는 새 판도가 급변한다. 반도체 수출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2018년 13%에서 2022년 9.4%로 크게 떨어진 점을 보면 빈말이 아니다. 반면 대만은 반도체 수출액이 2018년 1110억달러에서 2022년 2017억달러로 배 이상 늘었다. 시장점유율도 11.2%에서 15.4%로 높아졌다.
위기는 투자를 촉진한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가 500조원,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해 경기 남부에 16개의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내용의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계획을 최근 내놓았다. 2030년 1호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2047년까지 이어질 장기 플랜이다.
대만의 선공에서 확인되듯이 반도체 산업은 속도전이다. 장밋빛 플랜이 아니라 이행이 기준이라는 말이다. 정부가 약속한 대로 부지 인허가와 전력, 용수 공급 등에서 차질이 없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국가 전략기술로 세제혜택을 주기로 한 것과 같이 R&D 지원책도 과감하게 내놓아야 할 것이다. 6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적기에 집행되려면 올해 일몰되는 'K칩스법' 연장을 포함한 정책·인프라·법령의 3박자 지원은 필수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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