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이슈와 과제
특별법 내용 중에서 주요 이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용적률 상향에 관한 이슈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특별법은 자기분담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파트단지의 용적률을 기존 180%에서 450%까지 2배 이상 올린다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 신도시 주민에게 자신이 사는 아파트단지가 3종 주거지역의 법적 상한인 300% 이상 올라갈 수 있다는 꿈에 부풀게 했다. 그런데 이런 예시적 조건은 5개 신도시에 모두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단지의 평균 용적률은 분당 184%, 일산 169%인 데 비해 평촌 204%, 산본 205%, 중동 226%로 분당·일산을 제외한 신도시는 예시적 조건과 상황이 다르다. 또 같은 신도시라 해도 역세권·평지·구릉지 등에 따라서 용도지역이 3종, 2종 주거지역 등 단지별로 달라서 언론에서 언급한 용적률 최대치를 달성할 수 있는 단지는 많지 않다.
둘째, 기반시설 확보의 이슈이다. 기존보다 2배 이상으로 용적률을 높이는 경우 늘어난 밀도에 맞게 도로, 공원, 문화복지시설 등 기반시설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이다. 서울 강남지역 재건축의 경우 용적률은 기존 180% 내외에서 법적 상한인 300% 미만으로 1.6배가량 높아지는데, 이때 추가로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약 10%의 공공기여를 요구한다. 수도권 신도시의 용적률이 2배 이상 오르면 기반시설 추가 확보를 위한 공공기여 비율은 이보다 높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언급은 없어서 주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셋째, 주택수요의 이슈이다. 용적률이 2배가량 오르고 가구당 인원수가 기존 4인에서 2.5인으로 줄면 증가하는 세대수는 기존의 2~3배 이상이 예상되는데, 인구감소 시기에 추가적 주택수요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이다. 게다가 3기 신도시 정책으로 수도권에 50만호 공급과 겹쳐 주택수요의 추가적 확보는 제로섬 게임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총선을 몇 달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기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의 이슈는 이제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지자체와 주민의 손으로 넘어왔다. 위의 이슈를 포함, 앞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의 인프라 수준과 삶의 질을 고려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의 사업적 관점으로 지나친 고밀화 전략은 도시의 인프라 수준과 삶의 질에도 적합하지 않고 다음 세대의 지속가능성도 없어진다.
둘째, 광역적 자족성의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수도권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광역버스와 같은 광역교통체계가 출퇴근의 주요 수단이어서 도시별 자족성 개념이 아니라 광역적 차원의 자족성을 고려한 계획이 필요하다.
셋째, 대중교통 중심의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기존 신도시 건설 이후 지하철과 광역버스 등 대중교통체계가 보완되었으므로 현재의 대중교통 수준에 맞는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되 장래 여건을 고려해 용적률을 신중히 완화해야 한다.
넷째, 단지별 민간개발의 원칙이다. 정비계획은 공공에서 생활권별로 통합계획을 수립하되 개발은 주민 의견을 반영한 단지별 개발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기존 재건축사업을 보면 이웃 단지와의 통합개발은 이해관계 문제로 사업을 지체시키는 갈등요인이 된다.
이상의 과제가 잘 반영되지 않으면 신도시 정비계획은 현세대와 다음 세대에 큰 갈등과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지자체별 계획 수립 시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지속가능한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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