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훈 앞둔 롯데 김태형 감독 ‘설레임과 웃음, 그리고 눈물’ 삼색 인터뷰
프로야구 롯데 김태형 감독과 23일 서울 잠실야구장 근처 한 식당에서 만났다. 태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최근 귀국한 김 감독은 표정이 무척 밝았다. 김 감독은 "휴가 동안 알아보시고 인사 건네는 분들이 정말 많더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프로야구 사상 첫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해낸 베테랑 감독. 전지훈련을 앞둔 심경을 묻자 "처음 감독이 됐을 때처럼 설레 인다"고 미소를 지었다. 2016년 한국시리즈 당시 친형처럼 따르던 김경문 감독의 NC를 꺾고 우승한 뒤 자신의 '눈물 인터뷰' 영상을 보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프로는 냉정한 승부의 세계'라는 사실을 알기에 롯데에서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다음은 김태형 감독과의 일문 일답.
-롯데 감독으로 전지훈련을 앞둔 소감은.
김태형이 오면 롯데가 뭔가 확 달라질 거라는 팬들의 기대가 엄청 큰 것을 잘 알기 때문에(웃음)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크다. 겨울 동안 푹 쉬려고 했는데 점점 설레이고 빨리 전훈을 가고 싶어지더라. 처음 감독 됐을 때 이후 처음이다. 투수 십여 명이 지금 미국 괌에서 먼저 훈련하고 있다. 빨리 가서 보고 싶은 데 팀 사정상 오는 31일 본진과 함께 출국한다. 상대로 싸웠던 선수들과 같은 팀이 돼서 훈련한다는 사실이 설레인다. 선수 파악이 감독에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의 장단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 경기 운영에 많이 도움이 되더라.
-롯데 감독 자리에 대한 부담은.
몇 년 차 감독이든 각자 나름의 부담감이 있다. 지난해 팀 마무리캠프 때문에 한 달간 부산에서 지내면서 느낀 건데 정말 야구의 도시인 것 같다. 거리를 다닐 수도 없을 정도로 정말 많이 알아봐 주시더라. 정말 열정적이면서 직선적이다. 바로바로 다가오시고(웃음).
-일 년 동안 방송해설위원을 했는데.
두산 감독 때는 어떻게든 약점을 찾아서 이기려고만 했다. 해설하면 각 팀의 장점과 안 좋은 상황 등을 두루두루 보게 되니까 시야가 많이 넓어지고 크게 도움이 됐다.
-올 시즌 팀 주장은 어떻게 정했나.
전준우가 최선참이어서 "후배 중에 누가 주장했으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본인이 "할 만한 애가 없습니다. 그냥 제가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거의 본인이 하려고 처음부터 마음을 먹은 것 같더라(웃음). 전준우가 책임감을 느끼고 새로운 각오를 한 것 같다.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데.
경기 도중 선수에게 따끔하게 얘기하는 건 선수단 전체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 얘기할 건 따로 불러서 얘기한다. 선수들도 감독이 메시지를 보낸다는 사실을 잘 안다. 팀에 해가 되는 행동을 한 선수는 누구라도 2군에 보내고, 다른 선수가 잘하면 그 선수를 계속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조심하는 것 같다.
-계약 기간 3년에 대한 구상이 끝났나.
올해도 5강 안에 들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했다는 것이 크고, FA로 영입한 세 선수가 지난해 첫 시즌이라 부담이 컸을 거다. 초반에 하다가 성적이 조금 떨어지고 부상도 있었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잘하지 않겠나. 안치홍이 빠졌지만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있고, 분위기로 봤을 때 충분히 5강 안에 들 수 있는 전력이다.
-롯데의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보는지.
"선수들을 확 뜯어고쳐라"는 말을 듣고는 하는데, 내가 봤을 때 롯데 선수들 정말 열심히 한다. 그런데 구심점이나 조금 …. 사실 감독이 리더가 돼야 한다. 경기를 끌고 갈 힘이 부족했다라고 봐야 한다. 정규시즌과 단기전 팀 운영법은 다르다. 선수들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한다. 이길 경기에 집중해서 선수들도 같이 "아! 이 경기는 잡아야겠다"고 하거나, "이 경기는 포기가 아니라 승부가 넘어갔으니 무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정도 흐름은 웬만한 선수들도 안다. 그런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3년 계약 기간 FA 영입에 대한 생각은.
샐러리캡이 가장 걸림돌이다. 내년까지 샐러리캡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때그때 가장 필요한 부분을 채워야 하지 않나. 상황에 따라 구단과 상의해서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잡겠다.
-최근 롯데가 포수에 대한 고민이 컸는데.
포수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좋은 포수를 키워내기도 쉽지 않다. 강민호가 팀을 떠나면서 약해졌다. 젊은 선수 중에서 한 선수가 튀어나오면 실수하더라도 경험이 쌓이면서 주전 포수가 되는데 다들 고만고만한 실력이었던 것 같다. 유강남이 오면서 중심을 잡았고, 정보근도 많이 성장했더라. 손성빈도 경험 쌓으면 주전 포수로 손색이 없다. 지금 롯데 포수들은 전력이 괜찮은 것 같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키 플레이어가 있다면.
유강남이다. 처음 두산 감독 부임할 때 "주전 포수는 양의지"라고 못 박은 건 그만큼 포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른 포수들은 섭섭했을 거다. 주전 포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이유는 투수마다 선호 포수가 있다. 투수들이 선호 포수를 얘기하기 시작하면 팀이 안 돌아 간다. 그런 부분을 처음부터 없애는 것이 팀워크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훈에 중점 사안은 뭔지.
제가 설레인다고 하는 이유가 주전 경쟁 때문이다. 주전으로 말 할 수 있는 선수가 유강남, 어리지만 윤동희 정도다. 내가 웬만해서는 어린 선수를 주전이라고 얘기 안 하는 스타일이다(웃음). 마무리 캠프 때 봤는데 윤동희는 루틴도 잡혀있고, 정말 열심히 잘 알아서 한다. 전준우는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있고, 나머지 포지션은 실력이 다 비슷하게 겹친다. 1차 캠프부터 경쟁을 시켜서 2차 캠프에서는 어느 정도 라인업을 짜고, 시범경기 들어가서 주전을 확정하고 시즌을 시작할 생각이다.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눈물 인터뷰'를 했다.
한국시리즈 4연승 우승하고 김경문 감독님과 악수를 했다. "수고했다"면서 내 어깨를 다독여주시고 돌아서는 뒷모습을 봤는데 그때 마음이…. 당시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는 덤덤했다. 지금도 (당시 영상보면)눈물이 날 것 같다. 오랜 시간 함께 한 분이다. 늘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는데…. 그래도 승부의 세계는 정말 냉정하다. 박수받고 위로도 받지만, 질타도 많이 받는 자리이다. 감독들의 마음은 감독들만 안다.
기대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 제가 롯데 감독으로 선택된 것 아닌가.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선수들이 최대한 기량을 발휘해서 좋은 경기 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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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훈 기자 (bah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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