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파이어 아레나, 왜 영종도로 향했나 [MK초점]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4. 1. 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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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K팝 공연 전문 공연장
접근성 아쉽지만...해외 팬 유입 증가 기대
아레나 품은 리조트, K팝 관광 패러다임 바꾼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 후 처음 열린 ‘멜론뮤직어워드(MMA) 2023’. 제공|모히건 인스파이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길목인 인천 영종도. 지난해 11월 이곳에 개장한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국내 최초의 전문 공연장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품고 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K팝을 사랑하는 전 세계 팬들을 이 곳에 운집시키겠다는 포부로 문을 열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최근 미디어 투어를 열고 아레나의 방향성과 의의에 대해 소개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지난 2016년 3월 사업자 선정 이후 개장까지 약 8년을 달려왔다. 2019년 공사 시작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모습을 드러낸 ‘인스파이어 아레나’에 대해 총괄 장현기 상무는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장 상무는 “국내엔 대규모 K팝 공연이나 어워즈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 시설이 존재하지 않았다.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이 점을 해소시킬 수 있는 첫 공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 입구. 영종도=지승훈 기자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개장하자 일각에선 접근성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천 바다 끝자락인 공항 근처에 위치해 있다 보니 국내 팬들이 찾기엔 다소 불편하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장 상무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K팝은 한국을 넘어 이제는 글로벌한 주요 문화가 됐다. K팝 공연은 일종의 국제적 문화로 해외 관광객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치며 증가 요소가 될 것”이라며 “실제로 최근까지 진행했던 복수의 K팝 관련 공연과 어워즈를 찾은 관객의 40~50%가 외국인들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팬들이 인천공항에서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셔틀 버스와 택시를 타고 방문했다”며 ‘접근성’을 달리 봤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가운데) 전경. 영종도=지승훈 기자
K팝이 현재의 글로벌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데에는 국내 팬을 넘어 해외 팬들의 높은 관심이 큰 역할을 했다. 장 상무는 “해외 팬들이 비교적 찾기 쉬운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영종도 위치 선정은 추후 국내 어떤 대형 공연장이 설립되도 충분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K팝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에선 전문 공연장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국내 K팝 전문 아레나로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서울 아레나’(약 1만 8000석)가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갔으며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CJ라이브시티’는 진행을 잠시 보류한 상태다.

첨단 설비를 자랑하는 ‘인스파이어 아레나’. 제공ㅣ모히건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품고 있는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K팝 공연을 보러 온 국내외 팬들에게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며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팬들은 물론, 멀리서 찾아올 국내 팬들을 위한 쉼터로 5성급 호텔을 운영하며 다양한 부대 시설을 갖춰 즐거움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장 상무는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카지노 기반인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그렇다보니 넓은 부지가 필요했고 서울 내에는 짓기 어려웠다”며 “접근성은 우리의 도전 과제다. 이 곳을 찾을 관객들을 위해 공연뿐만 아니라 미리 와서 즐길 수 있는 식사, 숙박 등을 제공하면서 편안함을 줄 계획이다. 하루 전체를 본인만을 위해 쓰는 방향으로 ‘공연 관람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무대 구현이 가능한 ‘인스파이어 아레나’. 제공ㅣ모히건 인스파이어
이날 함께한 ‘모히건 인스파이어’ 최고마케팅책임자 마이클 젠슨은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위치적으로 국제적인 사업 수완이 될 것이다. 추후 주변 관광 개발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낙관했다.

위치상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관계자들은 인스파이어 아레나 개장이 K팝 글로벌 산업과 부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현재 국내는 공연장 대관이 굉장히 어려운 실정이다. 공연 전문 아레나가 하나 더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며 “서울 잠실에 중대형 공연장이 다수 몰려 있다보니 해외 팬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해외 팬들의 직관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장소일 수 있다”고 해외 K팝 팬 유입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총 1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다목적 실내 공연장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해 K팝 아티스트들은 물론 세계적 팝 아티스트 내한 공연도 소화할 수 있다.

이날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둘러본 기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 케이스포돔(구 체조경기장)과 수용 인원은 비슷하나 체감상 거리감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 즉,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가 좁다는 뜻이다. 실제로 아티스트가 서 있는 무대부터 가장 멀리 있는 관객석(엔드 스테이지)까지 길이는 체조경기장이 85m, 인스파이어 아레나가 75m로 무려 10m나 짧았다. 그만큼 객석간 단차(30cm)가 높아 시야를 가리지 않는 선에서 공연장이 구축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느 곳에서도 최적의 무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된 것.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쿠션감 있는 관객석 의자. 영종도=지승훈 기자
공연장의 주인공은 K팝 아이돌과 함께하는 ‘관객’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의 눈에 들어온 건 푹신한 의자였다. 일반적인 플라스틱 재질의 딱딱한 의자가 아닌 쿠션감 있는 의자로 설치돼 관객들의 편안하게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의 또 하나의 장점은 천장 리깅( rigging) 하중이 102톤에 달해 다양한 무대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케이스포돔이 40톤까지 리깅이 가능한데 비해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두 배 이상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장 상무는 “천장뿐만 아니라 바닥도 콘크리트로 마감돼 하중 제한이 없다. 탱크가 와도 끄덕없다”고 자랑했다.

무엇보다 관객의 귀호강을 시켜줄 스피커 음향도 최고 수준이다. 냉난방 유속을 고려한 음 왜곡을 최소화했으며 유명 오디오 제조회사 메이어사운드의 콤팩트 리니어 라인 어레이 시스템을 설치해 최상의 음질을 선사한다. 장 상무는 “건축 음향이 돼 있는 곳은 5000석 이상 공연장 중 여기가 최초다. 세종문화회관만 건축 음향이 구축돼 있다. 3000석 이상의 공연장은 대부분 기반이 체육시설이라 설치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쉽게 변형 가능한 무대 및 객석 구조로 대형 공연뿐만 아니라 3000~5000명 규모의 공연도 개최 가능하다. 이는 더 많은 국내외 아티스트가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을 이유이기도 하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버스 대기 공간. 제공ㅣ모히건 인스파이어
보다 편리한 접근성 향상을 위해 셔틀버스 운영 등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평상시 운행하는 인천국제공항-리조트 간 및 서울 주요거점 지역-리조트 간 무료 셔틀버스 외에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행사가 있을 시 공항화물청사역-인스파이어 아레나 간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제2터미널간 운행은 상시 운행하며 서울 시내 주요 거점 연결도 하루 4회 운행한다. 활발한 버스 이용을 위해 아레나와 연결되는 버스 대기장소까지 마련됐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인스파이어 아레나’ 로비 공간 ‘로툰다’. 영종도=지승훈 기자
또한 공연 전후 대기 공간의 중요성을 높게 판단, ‘로툰다’라는 대형 다목적 로비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5000~6000명이 머무를 수 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지난해 개장 이후 샤이니 태민, 그룹 동방신기 코서트, 멜론뮤직어워드, SBS 가요대전 등 굵직한 공연과 시상식들을 진행하며 공연 전문 아레나로서의 위엄을 뽐냈다. 남매 듀오 악뮤가 오는 27~28일 양일간 이곳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영종도=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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