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의 선택] '뉴햄프셔까지 연승' 트럼프 대세굳혀 … 이제 관심은 러닝메이트

강계만 특파원(kkm@mk.co.kr) 2024. 1. 24. 1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승리 연설서 헤일리 조롱 일관
"사기꾼 아직 있나" 사퇴 압박
팀 스콧·비벡 라마스와미 …
유력 정치인사들 '줄서기'
여성 부통령 후보도 고려
"트럼프 후보 확실…큰 위험"
바이든, 경선 직후 입장표명
4년만에 재대결 유력해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뒤 내슈아 선거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부터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대결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두 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 23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를 꺾고 승리했다.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개표율 91%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4.6%를 득표해 헤일리 전 대사(43.2%)를 두 자릿수 차이로 이겼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 아이오와주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에는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트럼프가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지만 이날 뉴햄프셔에서는 거짓말과 조롱으로 점철된 연설을 하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경선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11%포인트 이상 여유롭게 따돌렸지만 승리 연설에서 헤일리 전 대사에게 굴욕적인 언사를 퍼부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망상적!!"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는 최악의 밤을 보냈다"며 "내가 승리하지 못하면 우리 미국은 끝난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그는 "무대에 먼저 올라가서 자기가 승리했다고 주장한 그 사기꾼(imposter)은 도대체 누구였냐"며 "아이오와에서 2위였던 론 디샌티스는 떠났는데, 3위였던 그(헤일리)는 아직 남아 있다"면서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뉴햄프셔주에 배정된 공화당 대의원 수는 전체(2429명)의 0.9%인 22명에 불과하지만 경선 초반 민심을 읽는 풍향계라는 상징성이 있다. 두 대선후보는 득표율만큼 대의원 수를 나눠 갖는다. 공화당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지지 정당과 상관없이 누구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데, 보수 성향 공화당원들이 결집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도중에 정치 신인이자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에게 1분간 발언 기회를 줬다.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가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라마스와미는 "아메리카 퍼스트(트럼프)가 아메리카 라스트(헤일리)를 이겼다"고 치켜세우고 헤일리 전 대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뒤에 서 있던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스콧 의원은 "나는 단지 당신을 사랑한다"고 화답했다. 공화당 내 흑인 상원의원인 스콧 의원도 경선에 참여했다가 사퇴한 이후 '트럼프 호위 무사'를 자처하고 있다. 라마스와미와 스콧 의원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할 부통령 후보이자 '트럼프 2기' 내각에서 중용될 유력한 인물이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2파전으로 좁혀졌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인 1위로 질주하면서 앞으로의 경선은 사실상 '트럼프 대관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유력 정치인들을 경선 지역에 불러 세 과시에 나서고 있다. 부통령 후보 지명을 앞두고 핵심 인사들의 '트럼프로 줄 서기'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 주자였던 라마스와미, 스콧 의원,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선거자금 모금과 표심 확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 선거구를 돌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연설에 나섰다.

또 부통령 후보군인 J 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 공화당 의원단 의장인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 캐리 레이크 전 TV 앵커, 바이런 도널즈 연방 하원의원(플로리다) 등도 현장을 돌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눈도장을 찍고 지원 유세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공화당 내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 헨리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후보 지명과 관련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매우 좋은 사람이고 상당히 표준적인 인물"이라며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 같지는 않다"고 운을 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가 '2020년 대선 사기'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데다 대선후보 출마 선언까지 하자 배신감을 느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을 향한 충성도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부통령 후보를 물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본선 경쟁력도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지난 17~18일 유권자 234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가상 양자 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 지지율을 얻어 바이든 대통령(41%)을 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는 것이 이제 분명하다"며 "이보다 더 큰 위험은 없다는 것이 나의 메시지"라고 각을 세웠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