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거리였던 소비가 꿈틀댄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4. 1. 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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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생산 활동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 소비심리가 5개월 만에 낙관적인 상태로 돌아서며 바닥을 짚었다.

먹거리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지만, 상대적으로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으며 소비자들이 내다본 물가 전망은 1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수출·생산이 소비에 앞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반도체 수출이 52억9700만달러로 19.7% 늘며 수출 회복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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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월 소비자동향
소비심리 5개월만에 '낙관'
수출회복 이어 기대감 확산
물가전망도 22개월來 최저

"최근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22% 늘었습니다. 초고가 명품은 물론 할인 행사에도 고객들이 몰리면서 매출이 늘고 있어요."(신세계백화점 관계자)

수출·생산 활동이 회복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국민 소비심리가 5개월 만에 낙관적인 상태로 돌아서며 바닥을 짚었다. 먹거리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지만, 상대적으로 국제유가가 안정을 되찾으며 소비자들이 내다본 물가 전망은 1년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경기 최대 변수로 평가됐던 소비지표에서 연초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1.6으로 전월보다 1.9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돈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한은이 매달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가계수입, 경기체감도 등을 물어본 결과를 종합해 만든 지수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한 국민이 그렇지 않은 국민보다 많다는 뜻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임금수준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내수 변화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는 카드 매출이다. 이날 카드 업계에 따르면 1월 카드사 일평균 매출액은 약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

소비 회복은 유통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유통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진행한 할인 행사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22% 뛰었다.

지난해 민생 경기 발목을 잡았던 고물가 상황은 잦아들 전망이다. 한은에 따르면 1월 기대인플레이션율(국민이 예상하는 1년 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3.0%로 2022년 3월(2.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끌고 조선 밀고 … 수출·생산도 회복세

수출·생산이 소비에 앞서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3억3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 줄었다. 다만 이는 조업일수(15.5일)가 지난해보다 0.5일 적었던 효과가 작용했으며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 늘었다. 1월 수출이 최종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면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째 늘어날 전망이다.

반도체 수출이 52억9700만달러로 19.7% 늘며 수출 회복을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1월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꾸준히 회복 중이다. 승용차(2.6%) 선박(89.8%) 컴퓨터 주변기기(24.0%) 가전제품(7.9%) 수출도 늘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1~20일 수출이 소폭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조업일수가 줄고 지난해 설 연휴 직전에 통관이 집중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까지 19개월째 감소세였던 중국 수출액이 이 기간 증가세(0.1%)로 돌아서며 반등 기류가 형성됐다.

생산 활동도 반등했다. 지난해 11월 전 산업생산은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반도체가 약진하며 전월 대비 0.5% 늘었다. 전 산업생산은 지난해 상반기 등락을 반복하다 10월 4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1.8%)한 뒤 증가로 바뀌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한발 먼저 움직인 경제지표가 체감경기로 원활히 확산될 수 있을지가 변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업황 지수는 70으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김정환 기자 / 박홍주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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