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이어주는 해시태그(#)에 엮인 뒷 이야기 [별별테크]
무언가를 검색해야 할 때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편이에요. ‘#’ 기호 뒤에 궁금한 특정 단어를 넣으면 뭐든 검색할 수 있거든요. 다른 사람의 다양한 일상이 궁금하다면 ‘#일상’을, 가방을 추천받고 싶다면 ‘#가방추천’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됩니다.
‘#’ 하나만 있으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원하는 정보만 쏙쏙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죠. 해시태그는 언제 어떻게 우리 일상에 녹아들기 시작한 걸까요?
코딩으로 시작된 ‘#’
현재 ‘#’은 ‘해시태그(HashTag)’로 더 익숙한데요. 처음 등장한 1970년에는 ‘해시 기호(Hash Symbol)’로 불렸어요. ‘#’ 기호는 초기 인터넷 환경에서 C 프로그래밍 언어를 표시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합니다. 전화기와 트랜지스터 등 통신 사업으로 유명했던 미국 벨 연구소가 C 언어를 만들면서 먼저 처리해야 할 키워드 앞에 붙일 기호를 ‘#’으로 정했던 것이었죠.
그러던 중 1988년 ‘#’ 기호가 온라인 채팅 서비스 IRC(Internet Relay Chat)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IRC는 텍스트 기반 채팅을 할 수 있던 초기 온라인 채팅 서비스입니다. SNS 근간이 되는 서비스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꽤 많은 이용자가 있었다고 해요.
‘#’ 기호는 이야기하는 그룹이나 주제를 묶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어요. 마치 현재 ‘#’를 사용하는 목적과 비슷했죠. 다만 IRC 채팅 서비스에 처음 적용된 ‘#’ 기호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으며, 이후 채팅 서비스에서도 자취를 감췄어요.
트위터(X)로 명맥 이어갔다
‘#’ 기호가 다시 등장한 건 2007년이었어요. 2007년은 애플이 아이폰 1세대를 최초 공개한 때이기도 했는데요.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아지며 SNS를 향한 대중의 관심도 따라 뜨거워졌던 시기였습니다. SNS 이용자 수도 가파르게 늘어만 갔죠.
과거 트위터인 현재 엑스(X)도 마찬가지였어요. 많은 이용자가 엑스에 다양한 게시글을 올리고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엑스에 올라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두 사라졌습니다. 올라왔던 게시글을 다시 찾는 방법은 없었어요.
구글 개발자였던 크리스 메시나(Chris Messina)는 이를 안타깝게 여겼어요. 그래서 휘발되는 여러 트윗을 ‘#’ 기호로 묶어 수집하는 건 어떤지 엑스에 제안했습니다. 엑스는 해당 제안을 받아들였고 이후 ‘#’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가 수집되기 시작했죠.
놀랍게도 기능이 도입된 초기 수집된 정보를 알 방법은 따로 없었는데요. 엑스는 ‘#’를 더욱 적극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 기호에 링크 기능이 도입된 것이었죠. 그 이후부터 엑스 이용자들은 기호가 붙은 단어만 눌러도 동일한 단어의 검색 결과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됐어요. 일일이 검색하지 않아도 관련된 모든 게시글이 화면에 떴습니다.
‘해시태그’로 거듭난 후…메시지도 담다
그렇게 과거 트위터를 시작으로 ‘#’ 기호는 정보를 묶고 찾는 쓰임새로 다양한 곳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름도 처음 ‘해시 기호’에서 ‘해시태그(HashTag)’로 바뀌었어요. ‘해시(#)’라는 기호와 관련 데이터를 묶는다(tag)는 의미를 합쳐 탄생한 단어였죠.
해시태그로 변경된 뒤 ‘#’의 쓰임새는 더욱 다양해졌어요. 초기 ‘#’ 뒤에 ‘#가방’과 ‘#신발’처럼 하나의 단어만 붙었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 이후 여러 단어의 해시태그를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의미 구분을 위해서 단어와 단어 사이는 띄어쓰지 않습니다. 다양한 단어를 구에 담기 위해 현재처럼 대문자나 소문자, 언더바(_)를 적극 활용했어요.
‘#’ 뒤에 크고 작은 의미를 담아 전달하는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 사건을 추모하는 ‘#PrayForJapan’이라는 해시태그로 애도 물결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가 하나 되기도 했고요. 국내외 사건의 진실 규명이나 정의 구현 등 다양한 목적으로 해시태그가 더욱 활발하게 사용됐죠.
전 세계로 퍼진 해시태그의 영향력
이런 영향력을 인정받아 ‘해시태그’는 2014년 옥스퍼드(Oxford) 영어사전에도 등재됐습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은 ‘해시태그’를 ‘#’ 기호가 붙은 단어나 문구로 SNS, 웹사이트, 앱 등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확인하게 돕는 명사로 설명하고 있어요.
지난 2017년 엑스는 해시태그 도입 10주년을 기념해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엑스의 하루 평균 해시태그 사용량은 1억 2000만 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제 해시태그는 단순 정보를 묶기 위한 수단을 넘어 전 세계 소통의 아이콘처럼 자리매김 중이에요. 엑스가 아닌 다양한 SNS에서도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하고 있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외에도 유튜브나 네이버 블로그에서도 볼 수 있고요.
해시태그(#)가 일상 속 머물게 된 이야기, 어떠셨나요. 혹시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지는 않으신가요?
테크플러스 최현정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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