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겪는 '24세' 이소희 "가장 어깨 무거운 시즌" 막중한 책임감까지... 그래도 해결 실마리 찾았다

양정웅 기자 2024. 1. 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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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BNK 이소희. /사진=WKBL
이소희(맨 앞). /사진=WKBL
24세의 나이에 팀의 주축선수로 자리매김한 '슈퍼소닉' 이소희(24·부산 BNK 썸)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도 찾았다.

이소희는 24일 기준 2023~2024시즌 20경기에 출전, 평균 34분 50초를 소화하며 14.6득점 5.1리바운드 2.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베스트5를 수상했던 지난 시즌(평균 16.9득점 4.4리바운드 2.4어시스트)과 외견상 큰 차이는 없다. 3점슛 성공률이 37.6%에서 29.6%로 큰 폭으로 떨어진 점은 걸림돌이지만, 다른 지표에서는 커리어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기력의 기복은 다소 아쉬웠다. 시즌 초반인 지난해 11월 20일 KB스타즈전(3점슛 7회 시도)과 같은 달 25일 하나원큐전(5회 시도)에서는 장기인 외곽포가 단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 모습이 나왔다. 이어 12월 28일 우리은행전부터는 4경기 연속 3점슛 성공이 없었고(17시도), 지난 18일 신한은행전에서는 33분 41초를 뛰면서 2득점에 머물렀다. 2018~19시즌 데뷔 후 그가 30분 이상을 뛰며 이 정도로 적은 득점을 기록한 건 처음이었다.

BNK 박정은 감독(왼쪽)과 이소희. /사진=WKBL
사령탑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이소희가) 본인 리듬을 찾아야 되는데, 이번 시즌 내도록 좋은 컨디션 못 보여줘 본인도 고민이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쉽게 농구할 수 있는 패턴을 많이 만들어야 하긴 하는데, 단발성이 아니라 계속 경기 해야되니까 수비에 대한 대처능력 키워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가장 답답한 건 선수 본인이었다. 최근 스타뉴스와 연락이 닿은 이소희는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농구는 안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뭔가 저답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플레이나 다른 부분도 그렇고 많이 막혀있었다"고 말한 그는 "전반기는 너무너무 후회된다"고 털어놓았다.

이소희는 슬럼프 탈출을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뭔가 안 되고 있을 때 '왜 안 될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몸으로도 해보려고 하고, 다른 걸로도 해보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좀 둔하게 이겨내려고 했다"고 말한 이소희는 "세심하게 이겨낼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비디오 분석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돌파를 시도하는 이소희. /사진=WKBL
플레이에 있어서도 변화를 주려고 한다. 연차가 쌓이며 3점슛에 강점을 보이자 상대 팀에서도 견제를 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소희는 "그동안 무빙슛으로만 승부를 봤다면 이제는 뭔가 내가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피드에서 강점을 보이는 그는 "그런 점을 이용해서 드라이브인을 통해 인사이드 공격을 해야 할 것 같은데, 3점슛에 대해 많이 붙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8~19시즌 W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이소희는 어느덧 6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연차도 찼고, 아래에 후배들도 많지만 이소희는 아직 24세로 어린 편이다. 하지만 BNK 선수단에서 그의 위로는 주장 김한별(38)을 포함해 박다정(30), 진안(28), 안혜지(27), 한엄지(26), 박경림(26), 김지은(25) 정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주축 역할을 하다 보니 많은 책임감을 안고 있다.
이소희는 "올 시즌이 가장 어깨가 무거운 시즌이 아닌가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 팀에서 고참은 아니지만 윙맨 중에서는 제일 출전시간을 많이 부여받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무너져버리면 식스맨들까지 와장창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부담을 가지려고 이 팀에 있는 거니까 중간을 잘 찾아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소희(가운데)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북한과 동메달결정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실 이소희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후 6월에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9월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뽑혔다. 그 사이 8월에는 BNK 소속으로 대만에서 열린 제42회 윌리엄 존스컵 대회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이소희는 오히려 "체력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고,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를 비롯해 안혜지와 진안 등 '국가대표 3인방'이 두 차례나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모자랐던 것이었다. 이전에는 시즌 중 휴식기를 가지고 태극마크를 달았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래도 이소희는 국가대표 차출에 대해 "도움이 많이 됐다. 나보다 좋은 언니들이 많아서 다른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BNK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등 창단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23일 기준 4승 16패(승률 0.200)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에는 7연패에 빠지며 4강 싸움에서 멀어지고 있다. 시즌 전부터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고, 구단 사무국 내홍까지 겹치면서 힘든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소희는 "지난 시즌에는 타이밍이나 운이 좋았다. 다들 올 시즌을 들어가며 '플레이오프는 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다들 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소희. /사진=WKBL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아직 시즌은 10경기 남은 상황이다. 이소희는 "남은 경기는 후회하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안 좋은 경기가 나오지 않게 최대한 노력해서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며 "팀원들과 같이 잘해서 반란을 일으켜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이소희는 지난 20일 삼성생명과 원정경기에서 비록 팀은 패배했지만 3점슛 5개를 성공시키며 22득점을 기록해 반전의 실마리를 찾았다. 외곽포가 터지는 동시에 과감한 돌파도 이어졌다. 이소희를 상대한 삼성생명 강유림(27)은 경기 후 구단 유튜브에서 "주 득점원인 (이)소희를 잘 막아보려고 했는데 초반에 잘 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소희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건 본인을 지켜보는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의 SNS를 통해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곤 한다. 그는 "이렇게 못하고 있는데도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는 자체가 너무 죄송하다. 편지도 읽어보면 눈물도 난다"며 "그게 너무 감사해서 인사를 드리는 건데 예쁘게 봐주셔서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 정신 바짝 차리고 해야 한다"는 말도 이어갔다.

팬과 사진촬영을 하는 이소희(오른쪽). /사진=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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