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불로(不老)시대

2024. 1. 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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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정기적으로 찾는 곳이 있다.

어느 누구도 아프지 않고 늙지 않는 시대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역사적으로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사람들은 건강한 불로시대를 꿈꿔왔다.

생명공학에 AI,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여 건강한 불로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건강한 불로시대를 맞기 위한 사회시스템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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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정기적으로 찾는 곳이 있다. 병원이다.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어느 누구도 아프지 않고 늙지 않는 시대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역사적으로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사람들은 건강한 불로시대를 꿈꿔왔다. 중국의 진시황,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가 그러했다. 조선의 왕들도 그 희망의 흔적이 있다. 창덕궁의 불로문이다.

인류는 그런 시대를 실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인류의 평균 수명은 기원전 3만년부터 20세기 전까지 30세에서 40세로 10년 정도밖에 늘지 않았다. 이 긴 시간 동안 인류를 괴롭힌 것이 세균과 바이러스다. 하지만 20세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150여 년 만에 40세에서 80세로 40년이나 더 늘렸다. 이것을 가능케 한 것은 바로 과학기술이다. 공중위생기술, 백신, 항생제 그리고 X-ray가 대표적이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 시작한 것은 감염원이 몸속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한 것인데, '비누'를 발명하여 몸에 묻은 감염원을 씻어 내는 데 사용하고, '상하수도'를 발명하여 깨끗한 물을 접촉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어서 감염원이 몸에 침입하더라도 면역력을 향상시켜 치유하는 '백신'을, 몸에 들어온 감염원을 직접 퇴치하는 '항생제'를, 그리고 몸속을 촬영하여 진단하는 'X-ray'를 발명하여 치료에 이용한 것이다.

지금 인류는 인간 수명의 한계라는 120세를 넘어 142세, 500세의 수명시대를 이야기한다. 그 중심에 생명공학이 있다. 특히 인간의 유전자 분석과 치료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은 1990년대에 공동으로 인간 유전체 연구를 시작하여 유전정보를 해독했다.

얼마 전 영국은 50만명의 게놈(genome) 정보를 공개했는데, 개개인의 유전정보, 건강상태 추이 등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이를 활용하면 질병의 발병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다. 기존과 다른 창조적 시도다. 더 이상 머리숱이 적어져 병원이나 민간요법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없다. 의사에게 조상들이 당뇨병이나 암으로 죽었는지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자신의 유전체 정보를 통해 이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전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복잡하고 방대한 유전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인류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라는 혁신기술로 이를 해결해 가고 있다. 생명공학에 AI,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여 건강한 불로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그러한 미래시대가 우리에게도 도래할 것이라는 점을 가늠하게 해준다. 생명공학 분야 특허신청이 10년 전에 비해 40% 이상 증가하고 그중에서 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생명공학 분야 특허신청이 850% 증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생명공학 기술은 미래에 가장 큰 먹거리가 될 것이다. 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건강한 불로시대를 맞기 위한 사회시스템도 준비해야 한다. 생명윤리, 의료복지의 평등성, 삶의 질 등 다양한 과제가 놓여 있다. 대한민국은 곧 초저출산, 초고령화 국가가 된다. 미래 예측이 잘못되어 준비하지 못한 결과다. 같은 우를 범하지 말자.

[이재우 한국특허전략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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