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로 11세에 처음 소리 들었다…"정상 청력 회복"

박건희 기자 2024. 1. 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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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유전자로 선천성 난청을 앓던 11세 소년이 유전자 치료법을 통해 청각을 되찾았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오토페린(OTOF) 유전자 변이로 난청 질환을 앓던 모로코 출신의 11세 소년 아이삼 댐이 지난 10월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서 유전자 치료를 받고 청각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아이삼이 앓는 선천성 난청 질환은 OTOF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생기는 유전 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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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페린(OTOF) 유전자 변이로 인한 난청을 앓던 소년이 유전자 치료를 통해 정상 청력을 회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돌연변이 유전자로 선천성 난청을 앓던 11세 소년이 유전자 치료법을 통해 청각을 되찾았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오토페린(OTOF) 유전자 변이로 난청 질환을 앓던 모로코 출신의 11세 소년 아이삼 댐이 지난 10월 미국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에서 유전자 치료를 받고 청각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유전자 치료를 통해 선천성 난청을 극복한 미국 내 최초 사례다.   

아이삼이 앓는 선천성 난청 질환은 OTOF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생기는 유전 질환이다. OTOF 돌연변이는 내이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有毛)세포에서 뇌로 소리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파괴한다. 전세계 약 20만 명이 OTOF 돌연변이로 인한 난청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모세포는 소리의 강약을 구분하고 소리를 뇌에 전달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난청이나 이명 증세가 나타나는 경우는 바이러스가 유모세포를 공격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2021년 나온 바 있다. 유모세포는 난청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빠르면 태아기 때 사멸하기도 한다. 다만 OTOF 돌연변이 유전자는 예외다. OTOF 돌연변이가 있어도 유모세포는 수년 간 생존할 수 있다. OTOF 유전자를 겨냥한 치료법이 개발되는 이유다.   

유전자 치료는 OTOF 돌연변이처럼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하는 치료다. 문제를 유발하는 유전자 자체를 없애거나 바꿔치기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는다.   

연구팀에 따르면 OTOF 돌연변이 유전자 치료는 고난이도 기술을 요한다. 달팽이관을 따라 정상 오토페린 유전자가 포함된 액체를 흘려보내 각 모발세포에 새로운 유전자가 전달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달팽이관은 두개골 중심부와 가깝기 때문에 정상 유전자를 전달할 때 매우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액체로 가득찬 달팽이관 속 약 3500개의 유모세포는 작고 둥근 막을 가진 뼈로 둘러싸여 있다. 이를 해치지 않고 유전자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안전을 이유로 유아기를 지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쪽 귀만 먼저 치료하도록 조건부 허가를 내줬다. 아이삼은 OTOF 유전자 치료를 받은 첫 사례가 됐다. 두 달이 지나 청력검사를 진행하자 치료받은 귀 한 쪽은 정상 청력을 회복했다.   

11년만에 처음으로 세상의 소리를 듣게 된 아이삼은 "모든 소리가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한편 이번 치료를 진행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라는 2022년 유전자 치료제 기업 아쿠오스를 인수한 뒤 난청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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