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 컷오프 5대 범죄' 이재명 걸리지 않게 만들어"
한동훈 "정확·정교하게 이재명만 안 걸리게"
"운동권에 미안한 것 없지만 청년에겐 미안"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컷오프'(공천 배제)와 함께 언급한 '5대 혐오 범죄'에 대해 "정확하게 이재명 대표만 걸리지 않게 고려해, 굉장히 정교하게 만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열린 대학생들과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는 재판과 수사를 계속 받고 있고 전과도 여러 개 있지 않냐"며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 5대 기준에는 하나도 걸리지 않는다. 그런 기준을 만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공감하실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한 충남 서천특화시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 민주당에서 '정치쇼'라고 지적한 데 대해 "저는 여당 대표로서 재난 현장에 갔던 것이고, 특별히 (만남을) 계획했던 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오시고 저도 가는데 거기서 따로 가야 맞는 것이냐는 말씀을 드린다"고 반박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 수수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은 딱 지난번에 했던 말 그대로라는 걸로 (입장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민주, '컷오프 5대 범죄' 발표…음주 운전 이재명은 안 걸려
임 위원장은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관위의 도덕성 검증에는 '5대 혐오 범죄'를 중심으로 심사할 것이라면서 ▲성범죄 ▲음주운전 ▲직장 갑질 ▲학교폭력 ▲증오 발언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위원장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혐오범죄를 저지른 인사는 국민의 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확산한 상황"이라며 "공관위의 도덕성검증소위원회가 심사해서 컷오프 대상이라고 판단한다면 내가 책임지고 컷오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비주류 진영에서는 임 위원장이 컷오프를 약속한 '5대 혐오 범죄'가 과연 공천 과정에서 실제 부적격 기준으로 적용될 수 있겠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막말, 증오 발언 등은 해석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어 몹시 주관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음주 운전의 경우 민주당이 22대 총선에 적용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당규를 보면 '선거일부터 15년 이내 3회, 10년 이내 2회 이상 음주 적발 시', '윤창호법 시행 이후(2018년 12월 18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을 경우' 등을 부적격 기준으로 두고 있다.
이 때문에 2004년, 약 20년 전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재명 대표는 이 룰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것이 한 위원장이 "정확하고 정교하게 이 대표만 걸리지 않게 만든 것 같다"고 지적한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동훈 "운동권 정치인에 미안한 건 없지만, 청년들에겐 너무 미안"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대학생들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운동권 세력들은 운동권 정치인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전 그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전혀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지금의 청년 여러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취임 이후 대학생들과 공식 행사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그 고도성장기가 끝난 지금에, 지금 여기 계신 청년 여러분들께서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부와 여당이 실천하고 만들고 있는 정책들은 꽤 많이 있다. 그런 공약들을 포함해서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들을 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청년 여러분들의 눈치를 많이 보겠다. 그렇지만 허황된 걸 말하진 않겠다. 이런 상황에서 악전고투하고 계신 대한민국 청년들을 돕고 응원하는 정책을 만들고 싶다"며 "우리는 모든 것을 다 해낼 순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황된 약속을 남발하는 것보다는 꼭 해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 국민의힘은 그렇게 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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