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하' 모델Y, 코롤라 제치고 '판매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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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타이틀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전기차인 모델 Y가 코롤라를 제치고 자동차 시장 1위에 오른 건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BYD·리오토 등 중저가 전기차를 내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새해부터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데다 폭스바겐·현대차·포드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줄줄이 가세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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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중형 SUV, 작년 121만대
수요 둔화에 파격 할인정책 효과
"반세기 1위 도요타 코롤라 넘은건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전환 상징"
테슬라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Y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 타이틀을 얻었다. 순수 전기차가 단일 차종 판매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0여 년간 ‘베스트 셀링 카’ 자리를 꿰찼던 도요타 코롤라는 모델 Y에 큰 격차로 밀렸다.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테슬라발(發)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전기차들이 ‘베스트 셀러’ 순위를 휩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1만 대’ 모델 Y, 1위 등극
24일 마크라인즈·데이터포스·중국승용차협회(CPCA)·스태티스타 등 자동차 전문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121만 대가 팔린 모델 Y가 글로벌 판매 1위 자리에 올랐다. 2위는 전년도 1위였던 도요타의 준중형 세단 코롤라(약 108만 대 추정)로 추정됐다.
모델 Y는 1년 사이 글로벌 판매량이 60%나 늘어나며 2022년 4위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코롤라는 112만 대에서 108만 대로 줄었다. 3위는 도요타의 준중형 SUV RAV4가 차지했다. 판매량은 약 88만 대로 1년 전과 비슷했다. 4위에는 80만 대가량 팔린 포드 픽업트럭 F-시리즈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64만7000대가 팔린 현대자동차의 준중형 SUV 투싼은 5위권으로 파악됐다. ‘맞수’ 혼다 CR-V와 도요타의 중형 세단 캠리 판매량도 비슷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에 모델 Y에 왕좌를 내준 코롤라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이다. 1966년 출시된 이 차는 1974년 처음 세계 판매 1위 타이틀을 차지한 이후 항상 글로벌 톱3 자리를 꿰찼다. 누적 판매량은 5200만 대에 달한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순수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927만 대였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8280만 대) 가운데 11.2%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순수전기차인 모델 Y가 코롤라를 제치고 자동차 시장 1위에 오른 건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가격 낮춰 판매량 확대’ 적중
테슬라의 성공 비결은 가격 경쟁력이다. 수년간 고가 전략을 고수한 테슬라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파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섰다. 경기 부진과 금리 인상으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해지자 높은 마진 대신 판매량 확대를 택한 것이다.
전략은 적중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한국에서도 모델 Y를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많은 1만3885대 팔아치웠다. 중국에서 생산해 원가를 낮춘 모델 Y를 기존 가격보다 2000만원가량 싸게 출시한 덕분이다.
테슬라가 불붙인 전기차 가격 전쟁은 올 들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BYD·리오토 등 중저가 전기차를 내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새해부터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에 나선 데다 폭스바겐·현대차·포드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줄줄이 가세해서다. 테슬라도 올해 주요 시장에서 추가 가격 인하에 나선 데 이어 내년엔 2만5000달러(약 3300만원) 수준의 보급형 모델 2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 인하 여력이 없는 완성차 업체들의 마진 악화는 불가피하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과도한 가격 경쟁으로 자동차업체의 경영이 악화하고 산업 전체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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