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은 아직도 현금거래 중…경영방식 바꿔야 생존"

고은이 2024. 1.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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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 도소매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대문 시장의 거래방식은 아직도 '올드'하죠. 경영방식을 혁신해야 동대문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경영방식을 효율화하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주피터랩스가 그 혁신에 함께할 것이고요. 더 먼 미래엔 동대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산업의 운영 혁신을 이끄는 솔루션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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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휘 주피터랩스 대표
"의류 도소매 효율화 솔루션 개발
동대문 수기 업무 50% 자동화
지그재그와 물류대행 계약 체결"
안강휘 주피터랩스 대표는 “경영방식을 효율화해야 동대문 시장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임대철 기자


“의류 도소매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대문 시장의 거래방식은 아직도 ‘올드’하죠. 경영방식을 혁신해야 동대문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안강휘 주피터랩스 대표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소매 경영 효율화 솔루션 ‘위빙’을 개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어 “동대문 특유의 수기 업무 중 50% 이상을 자동화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대기업 출신이다. LG전자, SK하이닉스, 쿠팡 등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했다. 그의 커리어 중 창업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준 건 동대문 기반 패션 플랫폼 브랜디에서 일한 경험이었다. 동대문 인프라의 탈동대문 현상, 젊은 층의 유입, 온라인 플랫폼 성장 등 의류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목격했다. “그런데도 동대문 도소매 업체들의 경영방식은 수십 년 전과 똑같았습니다. 도매와 소매 상품 정보가 따로 관리돼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하는 구조였어요.”

도매와 소매 상품정보를 하나의 데이터로 연결한 솔루션을 만들어 동대문 시장을 바꿔보겠다고 결심했다. 1년여간의 시장 조사와 개발 과정을 통해 위빙을 개발했다. 도매 상품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소매 정보까지 연결했다. 한 번 등록하면 상품정보가 자동으로 연동돼 대형 플랫폼 같은 셀러들에게 노출되도록 했다.

위빙에선 소매사업자의 사입, 도매사업자의 상품 출고, 실제 물류센터의 입고 수량 등 모든 물류 흐름이 공유된다. 도소매 사업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재고와 상품 발주 관리도 할 수 있도록 했다. 거래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수요를 예측, 재고량 등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직접 동대문의 변화를 목격한 만큼 자신 있게 창업한 안 대표였지만 사업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주변 환경과 시선 모두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투자시장이 얼어붙었고, 투자자는 동대문이나 물류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주피터랩스는 이 두 가지를 모두 하는 업체였고요.”

자신감을 되찾은 건 자체 수익모델이 나오고 이를 인정받아 투자 유치에 성공했을 때다. 안 대표는 “내 믿음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인정받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대형 패션플랫폼 지그재그와 상품 공급 및 물류 대행 계약을 체결해 풀필먼트를 담당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위빙 솔루션의 도소매 데이터와 연동해 풀필먼트 서비스의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이 풀필먼트 사업을 통해 지난해 8억원가량의 매출도 냈다. 다수의 초기 스타트업이 사업 매출을 일으키지 못하고 외부 투자금을 쓰는 것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을 어느 정도 증명한 셈이다. 안 대표는 “올해는 위빙 솔루션으로 의미 있는 매출을 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안 대표는 처음 서울 양재동 사무실을 얻어 입주했을 때를 회상했다. “서울 신내동, 동대문 등을 떠돌아다니다 양재동 사무실에 들어갔을 때 굉장히 감격스러웠습니다. 회사에 제대로 된 백오피스 조직이 갖춰진 시점이었거든요.” 주피터랩스는 20여 명의 직원이 일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서울 성수동에 풀필먼트 사업을 위한 물류센터도 갖췄다.

최근 동대문 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앞선 중국 광저우 도매시장이 해외 바이어 중 상당수를 빼앗아갔다. 안 대표는 동대문이 다시 글로벌 패션을 이끌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경영방식을 효율화하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주피터랩스가 그 혁신에 함께할 것이고요. 더 먼 미래엔 동대문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산업의 운영 혁신을 이끄는 솔루션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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